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이 16일 경제위기 대응을 위해 동원한 이례적인 조치를 정상화하는 이른바 '출구전략'을 사전에 준비하되 본격적인 시행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CEO 조찬간담회에서 "재정건전성 악화와 자산시장 거품 재연 등 이례적 조치의 잠재위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국제적으로 출구전략을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출구전략의 시행은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라며 "우리도 본격적인 출구전략 시행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경기침체의 정도가 심하고 금융위기와 동시에 발생할 경우 성급한 출구전략 시행으로 급격한 경기침체가 재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예컨대 1929년부터 시작된 미국 대공황 초기 일시적 회복국면에서 통화당국이 유동성 공급을 중단하는 등 긴축정책으로 전환함에 따라 침체가 장기화됐다.

1990년대 일본의 경기침체 때도 세금인상과 제로금리 해제 등 성급한 긴축으로 불황의 장기화를 초래했다.

김 원장은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앞서 잠재위험을 예방하고 예외적 조치의 무리 없는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수도권지역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했고, 중소기업 대출 만기연장 등 예외적 금융지원대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