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반영하듯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가축사육 동향 조사결과 한우 사육규모가 12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전북도에서는 송아지 값이 전년에 비해 55%나 폭등하면서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농민들은 한우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전문가들은 과잉 공급으로 폭락이 우려된다는 상반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한우 사육현황과, 축산 현장의 실태, 전문가들의 전망 등을 3회로 나눠 싣는다.

원산지나 등급을 파악할 수 있는 쇠고기 이력제 도입 등으로 한우의 소비가 늘자 소 사육이 열풍처럼 번지면서 한.육우 사육 규모가 10여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소 사육 희망 농가가 늘면서 전북지역의 송아지 값도 55% 폭등했으며 품귀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3분기 가축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기준 한.육우(고기를 얻기 위해 살찌운 젖소) 사육 마릿수는 전 분기보다 4만2천마리 늘어 총 264만1천마리로 1997년 273만5천마리를 기록한 이래 12년 만에 최대 규모다.

전북지역의 24개월 이하의 한.육우 사육도 작년 9월 28만여마리에서 올해 9월에는 30여만마리로 급증했고 이 같은 상황은 다른 시도 역시 비슷하다.

이처럼 소 사육이 크게 는 것은 한우 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농민들이 소가 다른 농작물이나 가축보다 안정적이고 고수익을 창출하는 '알짜 소득원'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달 1일 기준 도내 큰 수소(600㎏)의 농가 출하가격은 마리당 532만원으로 전년 같은 때 359만원보다 48% 급등했고 암소(600㎏)도 543만원으로 작년에 비해 27% 올랐다.

이는 작년에 비해 10%가량 폭락한 쌀과 고추 등 일반 농산물은 물론 2∼3% 오른 데 그친 돼지나 오리 등 다른 가축과 견줄 수 없을 정도로 지금까지는 수익이 월등하다.

산지 소 값이 오르자 시중 대형할인점의 판매가격도 덩달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판매 중인 한우 1등급 등심과 갈비 가격은 8천원, 6천원대 안팎으로 작년 이맘때 7천원, 5천원대에 비해 10%가량 상승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의 한우 값은 3∼4년 전 폭락했던 가격을 점차 회복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종의 '착시현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 2003년 암소(600㎏)의 마리당 산지 가격은 587만원, 2004년 614만원으로 최근 가격보다 오히려 10% 안팎 높아 최근의 한우 값이 제자리를 찾은 것일 뿐 결코 고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지적에도 현재 쇠고기 값의 강세가 탄탄하게 이어지고, 또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축산농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송아지 수요도 급증해 송아지 품귀현상과 함께 그 값도 덩달아 폭등했다.

전북지역 농가 출하가격은 3개월 된 수송아지 값이 작년 154만원에서 238만원으로 무려 55% 폭등했고 암송아지도 139만원에서 210만원으로 51% 상승했다.

한우 사육농가들이 2년 뒤 내다 팔 수 있는 송아지를 앞다퉈 사들이면서 일부 지역 경매시장에서 송아지를 구입하기 위해 며칠씩 대기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도내 14개 시군 가운데 24개월 이하의 송아지 사육 두수가 작년보다 줄어든 곳은 남원과 무주 등 3곳에 그쳤고 나머지 11개 시군은 모두 증가했다.

특히 도내 한우산업의 지표 역할을 하는 정읍시는 10%가량 늘었다.

실제로 정읍시가 송아지에 투자하면 출하할 때 원금과 함께 이익금(배당)을 주는 소 사육장에도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한 달 만에 500마리 이상이 입식 됐으며, 지금도 입식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시는 지난 8월 21억원을 들여 축사를 갖춘 사육장을 준공한 뒤 '단풍미인 한우영농조합법인'에 송아지 사업을 위탁했다.

이 사업은 투자자가 송아지 구입비와 사료비, 관리비 등을 합쳐 660만원을 투자하면 2년 후 출하할 때 원금에 이익금을 더해 820만원을 돌려주는 것으로 25%가량의 고수익을 보장, 소가 유망 재테크의 수단으로까지 주목받고 있다.

정읍시는 송아지 사육사업이 예상외의 인기를 끌자 연말에 600마리를 기를 수 있는 위탁 사육장을 추가로 건립키로 하고 12억원의 예산을 확보하는 등 농민은 물론 지자체까지 '소 키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북도 축산담당자는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로 수입 쇠고기나 젖소의 둔갑 판매가 차단되고 원산지나 등급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쇠고기 이력제 등이 도입되면서 한우 수요가 늘면서 사육도 함께 증가했다"면서 "당분간은 소 값이 안정세를 보이겠지만 사육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 2∼3년 뒤 과잉공급으로 폭락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최영수 기자 ichong@yna.co.krk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