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부인인 고(故) 이정화 여사의 영결식이 10일 오전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거행됐다.

새벽 발인제에 이어 오전 8시께 열린 영결식은 김경배 글로비스 사장의 사회로 묵념에 이어 고인 약력보고, 생전 고인의 모습을 담은 영상 소개, 추모사, 헌화 등 순으로 45분간 진행됐다.

추모사는 이 여사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이화여대 음대 장혜원 명예교수가 맡았다.

장 교수는 "평생 존경하는 남편 곁을 지키면서 희생과 헌신의 은은한 빛을 비춰 온 고인이 떠나 이 자리를 애통하고 숙연하게 하고 있다"고 추모사를 읽어 갔다.

그는 "시부모님을 오랫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모시면서 남편이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헌신적으로 내조한 고인은 현대.기아차그룹이 세계적 기업이 되는 데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했다.

장 교수는 "얼마든지 화려하게 살 수 있었지만 소박한 삶을 산 고인은 검소함을 자녀들에게 가르친 강한 어머니이자 스승이었다"면서 "잊지 못할 친구여, 친구의 겸손함은 모두의 가슴에 남을 것이니 근심 내려놓고 편히 잠들라"고 추모사를 마쳤다.

영결식을 마치고 유족들은 이 여사를 운구 차량으로 옮겼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아들이자 이 여사의 손자인 창철군이 위패를 들었고 맏사위인 선두훈 영훈의료재단 선병원 이사장이 영정을 모신 채 장례행렬의 앞에 섰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표정은 침통했고 몇몇 유족들은 고인을 떠나보낸다는 생각에 울음을 참지 못했다.

장례 행렬은 곧바로 경기도 하남 창우리 선영으로 향했고 장지에서는 현대.기아차그룹 임직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유제(告由祭)와 성분제(成墳祭) 등 장례 의식들이 진행됐다.

이 여사는 시부모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과 고 변중석 여사의 묘지에서 동쪽 아래 방향으로 가까운 곳에 묻혔다.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3일간 치러진 이 여사의 장례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를 비롯해 각계 주요 인사 5천900여명이 조문했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