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주재성 금융감독원 은행서비스본부장)

금융당국이 8일 제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카드를 꺼낸 것은 최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자 보험사 상호금융사 등 2금융권으로 대출이 몰리는 데 따른 것이다. 2금융권까지 규제를 확대함으로써 부동산값 상승을 차단하는 동시에 2금융권 금융사들의 대출 건전성도 높이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복안이다.

◆비은행 주택담보대출 '풍선효과'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관련 규제를 내놓기는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7월7일 은행권의 수도권 지역 대출에 대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낮췄고,지난달엔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를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비은행권에서 급증세가 나타났다. 올해 2월까지 감소세를 보였던 비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5월 6000억원,6월 9000억원,7월 1조1000억원,8월 1조2000억원이나 순증한 데 이어 은행 DTI 규제가 적용되기 시작한 9월엔 1조3000억원 증가했다.

주재성 본부장은 "은행권에 대한 규제 강화 이후 비은행권의 풍선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리스크 관리와 함께 다른 권역의 대출이 증가하는 아비트리지(차익거래) 효과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거래 소강 길어질 듯

금융당국의 규제로 다음 주부터 수도권 지역에서 은행은 물론 제2금융권에서도 아파트나 일반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든다. 무리한 대출로 집을 사는 길이 사실상 막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주택시장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실제 지난달 4일 은행들에 대한 DTI 규제가 수도권으로 확대된 이후 주택 매수 · 매도세가 크게 위축되면서 아파트값 상승률이 시행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은행에서 대출받을 여력이 없는 사람들이 기대온 제2금융권에서도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게 되면서 주택거래가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제2금융권 대출 이용빈도가 높은 서민주택시장과 경매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연말까지 입주물량이 늘어나는 데다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도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다음 규제는 집값 동향을 면밀히 분석한 뒤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LTV나 DTI 규제 비율을 추가로 낮추는 등의 규제를 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