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쌀 농사가 풍년이 예상됨에 따라 정부가 잉여물량인 10만t 안팎을 시장에서 격리하기로 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6일 통계청 조사 결과 올해 쌀 생산량이 468만2천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약 10만t 내외의 쌀을 시장에서 격리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격리란 정부가 쌀을 사들인 뒤 이를 시중에 방출하지 않는 조치다.

쌀 공급량을 조절해 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이다.

8월 말 2008년산(産) 쌀 10만t을 농협중앙회를 통해 사들여 격리한 데 이어 10만t 안팎을 더 격리하기로 한 셈이다.

다만 실제 매입은 최종적인 쌀 생산량이 발표되는 다음 달 초순 이후 이뤄진다.

정부는 이 정도 물량이 격리되면 쌀값이 80㎏당 2천원 정도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시뮬레이션 결과 올해 쌀 생산량이 468만2천t이면 쌀값이 14만7천∼15만원 선에 형성되지만 11만t을 격리하면 14만9천∼15만2천원이 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매입 가격은 공공비축미곡을 살 때의 가격을 적용한다.

농협중앙회를 통해 농가로부터 직접 사들이되 공공비축미와 같은 수준의 우선 지급금(40㎏당 4만9천20원.벼 1등급 기준)을 먼저 준 뒤 공공비축미 가격이 확정되면 정산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종 생산량이 확정된 뒤 정확한 매입 물량 등을 결정해 내달 중순 이후 매입에 나설 것"이라며 "공공비축미 매입량을 늘리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격리한 쌀은 내년에 쌀값이 적정 수준 이상으로 상승할 때까지 시장에 방출하지 않을 예정이다.

정부는 또 쌀 재고 감축과 보관창고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5년산 정부 재고 중 10만t을 주정용으로 이달 말부터 특별 처분할 계획이다.

주정용 쌀은 밥쌀용보다 싸게 공급하는 쌀이어서 정부가 손실을 떠안고 염가에 쌀을 내놓는 것이다.

9일부터는 창고 여유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전남, 충남의 벼를 경기, 대구, 광주, 부산 등으로 옮긴다.

이 밖에 2005년산 쌀 판매가격을 ㎏당 1천446원에서 950원으로 내린 데 이어 수입쌀 할인공급 대상을 종전의 '쌀면류용' 외에 '쌀가루용'으로 확대하는 등 쌀 가공산업 활성화, 쌀 소비 촉진 정책도 계속 벌이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