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카자흐스탄 기업과 손잡고 티타늄 사업에 진출한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30일 카자흐스탄 현지에서 금속업체인 유케이티엠피(UKTMP)와 티타늄 슬래브(철강반제품) 생산회사를 합작 설립하는 내용의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정 회장은 "카자흐스탄의 풍부한 자원은 개발 가치가 대단히 높다"며 "티타늄 합작을 시작으로 카자흐스탄의 자원 및 인프라 개발사업에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와 UKTMP는 50%씩 지분을 투자해 카자흐스탄 동부 우스트 카메노고르스크에 티타늄 슬래브 공장을 건설키로 했다. 이 공장은 UKTMP가 제공하는 원료인 티타늄 스펀지를 가공해 슬래브로 만든다. 포스코는 이 슬래브를 한국으로 들여와 포항제철소에서 가공,열연 및 스테인리스 판재로 만들 예정이다.

티타늄은 쉽게 부식되지 않고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높아 항공기 엔진이나 프레임,화학 플랜트 등에 쓰이는 고급 소재다. 가격은 일반 철강재보다 10배 이상 비싸 t당 4000만~5000만원에 이른다. 그간 국내에는 티타늄 판재 생산설비가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이번 합작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한국은 일본,러시아,미국에 이어 네 번째로 티타늄 판재 일관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티타늄 제품은 포스코가 보유한 철강설비를 일부 보완하기만 하면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며 "설비보완이 끝나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국내 시장은 물론 중국,유럽 등 해외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