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레이서 회장님'위한 차? 렉서스 LS460 AWD
바라보는 순간 한숨부터 나왔다. 길이 5미터가 넘는 육중한 체구, 1억을 훌쩍 넘는 가격….
가장 먼저 받은 느낌은 '부담감'이었다.

[시승기] '레이서 회장님'위한 차? 렉서스 LS460 AWD
지난해 10월 국내에 출시된 렉서스의 '기함' 뉴 LS460 AWD는 기존 플래그십(대표모델)인 LS460을 기반으로 개발된 4륜구동(4WD) 대형 세단이다.

지난 25일 서울 역삼동 한국도요타자동차에서 이 차를 만나 3일간의 시승기회를 가졌다.

먼저 눈에 들어온 외관은 압도적이었다.

[시승기] '레이서 회장님'위한 차? 렉서스 LS460 AWD
이 차의 길이는 5030mm, 너비는 1875mm에 달한다. 현대차의 ‘에쿠스’보다는 약간 작다. 그러나 무게는 2105kg에 달해 에쿠스(VS 460모델 기준)의 2025kg보다 90kg 무겁다. 탑재된 4륜구동 시스템의 무게 때문이다.

차에 탑승해 내부를 둘러봤다. 천연가죽시트에 몸을 파묻고 주변 곳곳에 위치한 버튼을 매만졌다.

[시승기] '레이서 회장님'위한 차? 렉서스 LS460 AWD
어느 하나 완성도가 떨어지지 않는 고급스러움을 자랑한다. 뒷좌석 창문은 버튼으로 개폐할 수 있는 차양막이 펼쳐져 있어 밖에서 안을 들여다 볼 수 없게 돼 있다.

스마트키를 소지하고 스타트 버튼을 눌렀다. 운전대(스티어링휠)가 기존에 설정된 위치로 튀어 올라온다.

창문이 닫힌 상태에서 다시 시동 버튼을 눌렀다. 정숙성을 대표적인 가치로 내거는 렉서스의 기함답게 조용하고 부드럽게 시동이 걸린다.
[시승기] '레이서 회장님'위한 차? 렉서스 LS460 AWD

조심스럽게 가속페달에 발을 올렸다. 묵직하지만 부드럽게 움직인다. 혼잡한 도심 속을 주행하는 내내 안락하고 고요한 느낌을 받았다. 중후하기만 해 보였던 이 차의 숨겨진 야성은 고속도로에서 이빨을 드러냈다.

주행 테스트를 위해 서울 강변북로를 지나 차를 자유로 방향으로 돌렸다. 탁 트인 직선코스로 들어섰다. 8단 자동변속기를 기어비 선택이 가능한 'S'모드에 뒀다. 언저리에 놓인 충격흡수(서스펜션) 세팅 버튼을 '컴포트’에서 '스포츠'로 바꿨다. 그리고 페달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섬뜩'할 만큼 놀라운 가속성능이 느껴졌다. 이 ‘거대한’ 차가 제동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이르는 시간이 5.7초라던 말을 듣고 반신반의 했던 기억을 날릴 만큼, 속도계는 빠르게 올라갔다. 차 안은 여전히 조용했다. 사방을 살피느라 분주하던 시선을 계기판에 잠시 돌렸다. 속도계는 시속 180km까지 치닫고 있었다.

[시승기] '레이서 회장님'위한 차? 렉서스 LS460 AWD
마포대교 입구 사거리에서 출발한 지 40여분이 흘렀을까. 차는 어느새 60여km 떨어진 임진강 언저리에 도달했다. 판문점 진입로를 지키고 있던 군인들의 안내를 받아 차를 우회했다. 손에서는 약간의 식은땀이 배어나왔다.

처음부터 연비를 생각하고 구입하게 되는 등급의 차는 아니지만, 이 차의 공인연비는 ℓ당 7.5km에 불과하다. 실제 주행결과 연비는 ℓ당 5.3km 남짓. 상시 4륜구동과 급제동·급가속이 만난 결과다.

돌아오는 길은 최대한 안락함을 느껴보기로 했다. 서스펜션을 '컴포트'로 설정하고 차를 몰았다. 높은 과속방지턱이나 거친 노면을 지날 때에도 큰 충격을 받지 않았다. 운전자를 교체해 뒷좌석에 앉아봤다. 시트 각도를 기울여 눕다시피 앉아 눈을 감았다. 안락했다. 마치 '회장님'이 된 기분이랄까.
[시승기] '레이서 회장님'위한 차? 렉서스 LS460 AWD

치기라 타이조 한국도요타자동차 사장은 LS460 AWD를 출시하며 "강력한 주행을 지향하는 운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최고의 가치를 선사할 것"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이 말을 떠올리며 마음속으로 주중에는 뒷좌석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그리고 주말이 되면 스스로 운전대를 잡고 마음껏 속도를 즐기는 '레이서 회장님'을 그려봤다. 상상을 실현시키는 가격은 1억2000만원.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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