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가격은 1980년대 중반선..경유는 당시 두 배

대형마트 주유소 확대, 담합조사 등을 통해 석유제품 가격을 낮추려는 전방위 정책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면 지난 세월 동안 휘발유 가격은 과연 얼마나 올랐을까.

지난 40년간 기록을 들춰보면 휘발유 명목가격은 이 기간 60배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물가를 감안한 실질가격은 1980년대 중반과 비슷한 수준이며 경유의 실질가격은 세금 증가 등의 영향으로 1980년대보다 두 배나 비싼 수준이다.

27일 한국석유공사가 내놓은 '우리나라 석유제품가격의 발자취' 자료에 따르면 40년 전인 1969년 주유소의 연평균 휘발유 판매가격은 ℓ당 28.03원이었다.

연간 단위로 마지막인 2008년에는 ℓ당 1천692.14원이었다.

주간 평균가격이기는 하지만 9월 넷째 주 전국 주유소의 무연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ℓ당 1천671.97원이므로 현 가격은 40년 전보다 59.6배가 오른 셈이 된다.

연평균 휘발유 가격이 ℓ당 1천 원을 처음 넘긴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으로, 전년 838.65원이었던 가격이 이 해에는 각종 유류세 등의 부담 증가, 환율 등의 영향으로 1천122.57원으로 폭등했다.

하지만 실질가격으로 상승폭을 계산할 때 상황은 좀 다르다.

2005년의 소비자물가지수를 100으로 놓고 매년 소비자물가지수로 휘발유 가격을 조정해보면 ℓ당 697.7원이었던 1981년의 실질 휘발유 가격은 ℓ당 2천40.1원이었다.

같은 기준으로 명목가격 1천692.14원인 2008년의 실질가격을 계산해보면 1천542.5원이므로 1980년의 유가 충격이 지금보다 훨씬 컸음을 알 수 있다.

2008년의 실질 석유가격은 1985년(1천662.5원)과 1986년(1천440.0원)의 중간쯤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유류세 체계의 변경 탓에 경유는 휘발유와는 사정이 정반대였다.

2차 오일쇼크 당시였던 1981년 ℓ당 265.1원이었던 경유 가격은 실질가격으로 환산하면 775.1원으로, 2008년의 실질가격인 ℓ당 1천471.7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휘발유의 실질가격이 2차 오일쇼크를 막 벗어난 국면의 수준이라면 경유는 오일쇼크의 충격이 극대화됐을 시점에 비해서도 두 배가 됐다는 이야기다.

공사 관계자는 "해방 직후 배급제와 이후 통제가격제를 거쳐 1969년 이전에는 석유제품 가격이 정부고시제였고 이후 최고가격제, 유가연동제 등을 거쳐서 1997년부터 자유화됐다"며 "제도가 달라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자료를 통해 가격의 변동 내역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