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재테크 시장의 키워드는 '블루칩'이다. 주식은 업종을 대표하는 우량주,부동산은 서울 강남권과 한강 조망권 일대 등 일부 핵심 지역 위주로 질주하고 있다.

이처럼 자산가치의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요즘 여의도 증권가의 스몰캡(중소형주) 애널리스트들은 개점휴업 상태다. 상반기만 해도 각종 테마를 보유한 중소형주들이 맹위를 떨친 덕분에 스몰캡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인기 상한가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정반대가 됐다. 시장이 외국인 주도로 재편되면서 이들이 사들이는 대형 우량주만 강세를 보인 탓이다. 이에 따라 7월 이후 코스피지수는 200포인트 이상 급등했지만 유가증권 시장의 4분의 1,코스닥 시장의 3분의 1가량은 주가가 오히려 빠졌다.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다. 외환위기 이후 아파트값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비롯한 '노른자위'만 오르고 주변 지역은 제자리 걸음을 되풀이하는 양상이다. 재개발 역시 서울 합정지구와 구의 · 자양지구 등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수혜가 기대되는 핵심 지역으로만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블루칩의 자산가치가 월등하게 오르는 쏠림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예전과 같은 '버블'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넘치는 시중유동성이 우선적으로 유입되는 일부 우량자산들만 독주하기 쉽다는 얘기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달리는 말이 더 달리는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