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권에서의 자금 이탈로 달러 캐리트레이드(저금리인 달러화를 빌려 고수익이 예상되는 다른 국가에 투자하는 것)가 본격 확산하면서 올해 4분기 원.달러환율이 평균 1,170원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23일 '달러캐리 트레이드의 부상과 달러화 약세'라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고위험 상품 선호 등으로 달러 캐리트레이드가 확대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국내 주식시장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돼 올해 4분기에 평균 원.달러환율이 1,17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소는 미국이 제로 금리를 선언한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위험자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며 최근까지 국제금융시장에서 활동하던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상당부분 청산되고 대신 달러 캐리트레이드 자금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소는 또 달러 캐리트레이드가 활성화하면서 당분간 달러화 약세기조가 지속돼 원,달러환율도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국내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올 들어 9월 중반까지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규모는 주식과 채권이 각각 23조원과 30조원에 이른다.

박용하 구미경제팀장은 "국내 경기 회복 속도나 원화 절상(원.달러환율 하락) 속도가 달러 캐리트레이드 자금을 유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조만간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금리 차이를 이용한 재정거래 유인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1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50원까지 하락할 것"이라며 "다만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미국과 일본의 정책금리간 차이가 확대돼 엔 캐리트레이드 요인이 다시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