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세를 타고 글로벌 인수 · 합병(M&A)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컴퓨터업체 델은 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인 페로시스템스를 39억달러에 사들이기로 했다. 지난 주말 종가에 67%의 프리미엄을 붙인 가격이다. 페로시스템스는 미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던 로스 페로가 1988년 설립한 회사다. 델의 이번 M&A는 새 수익원을 찾아 나선 IT업계의 최근 추세를 반영한다. 지난해 휴렛팩커드(HP)는 대형 IT서비스업체인 EDS를 130억달러에 인수했다. 올 들어선 오라클이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하며 하드웨어 시장으로 발을 넓혔다. 지난주엔 '포토샵'과 '애크로뱃'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어도비가 경쟁사인 옴니처를 18억달러에 인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IT업체들이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앞으로 더 큰 M&A 시장이 설 것으로 보고 있다.

M&A는 통신 식품 미디어 분야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 7일 미 식품업체 크래프트는 영국 과자업체인 캐드베리를 약 170억달러에 사들이겠다고 제안했다. 캐드베리 측은 크래프트의 제안을 거절한 상태다. 이에 따라 네슬레 허쉬 마스 등 대형 식품업체들도 인수전에 가세할 움직임이다. 바로 다음 날 도이체텔레콤과 프랑스텔레콤도 양사의 영국 휴대폰 사업을 합병키로 했다. 정유업체 베이커휴즈는 유전 서비스업체 BJ서비스를 55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M&A 시장이 부활하는 긍정적 신호"라며 "M&A 전쟁만큼 자본주의 정신을 고양시켜주는 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성완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