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정모씨(36)는 올 추석 연휴가 고민이다. 주말을 낀 3일간의 연휴로 처가와 고향집을 방문하기에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정체를 피해 이른 시간에 움직여도 오고가는 시간을 빼면 가족들과 제대로 쉴 수 있는 시간은 하루 정도에 불과하다. 정씨는 "추석 전주에 처가에 들러야 할지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17일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각 기업들은 올 추석 연휴에도 작년과 같이 평균 3.7일을 쉬기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달 2일부터 4일까지 추석 연휴가 이어지지만 기업들의 절반가량은 5일까지 하루를 더 쉬도록 했다. 연휴기간이 주말과 겹치는 점을 배려한 것이다. 휴일수는 제조업이 3.9일,비제조업이 3.4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응한 294개 업체들 중에서는 추석 연휴가 3일(45.6%)이라고 답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4일(38.1%)이라고 응답한 곳도 다수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TV와 모니터를 생산하는 VD사업부 직원들에 한해 4일 동안 쉴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본사 직원들은 3일간만 쉬고 5일부터는 정상근무를 하도록 했다.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생산라인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추석 연휴 기간에도 종전과 같이 3교대로 정상근무를 한다.

LG전자는 노조와 회사 간의 단체협약에 따라 4일간의 추석연휴를 갖기로 했다. 대신 주문이 이어지고 있는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생산라인 직원들은 3교대 정상근무를 실시한다. 정유사와 석유화학 업체들도 추석 연휴 기간 동안 3교대 근무로 공장을 계속 가동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올 추석에 4일을 쉰다. 회사 관계자는 "울산조선소 직원들만 2만6000명에 달해 장거리로 고향을 오가는 사람이 많은 점을 감안해 하루를 더 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 · 기아자동차도 4일간 쉬기로 했다.

한편 경총에 따르면 올 추석 직장인들이 받는 1인당 평균 상여금은 지난해보다 2만5000원(2.6%) 늘어난 99만7000원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상여금을 주겠다고 답한 기업들은 올해 72.1%로 지난해(75.5%)에 비해 소폭 줄어들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