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수출주도 옛 성장전략 지금 안 먹혀"

서유럽 경제가 경제위기 이전의 성장 궤도에 복귀할 때까지 동유럽 경제 성장은 답보 상태를 보일 것이라고 전 헝가리 중앙은행 총재가 전망했다.

16일 헝가리 인터넷매체 '포트폴리오'에 따르면 수라니 괴르지 전 총재는 최근 열린 한 전문경영인 모임에서 과거 성공을 거뒀던 동유럽의 투자 및 수출 주도 성장 전략이 지금 같은 여건에선 먹히지 않는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동유럽 경제가 이전의 고성장을 달성하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로 2000년대 초반에 두드러졌던 저렴한 비용의 자본 유입이 끝났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헝가리 경제와 관련, 서유럽과 동유럽 여러 국가가 재정적자 확대를 무릅쓰고 소비를 진작하는 전형적인 경기부양책을 추구할 수 있지만 헝가리는 이런 정책을 펼칠 수 없는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근 4%로 설정한 재정적자 목표치는 이미 매우 높은 수준이어서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더는 높일 여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불행히 헝가리로선 통화정책에 운신의 폭이 좁다"고 평가하고 "다만 기준금리를 더욱 내렸다면 경기부양을 위한 더욱 온건한 통화정책을 펼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중앙은행의 소극적인 금리인하를 비판했다.

수라니 전 총재는 또 세계 금융위기와 관련, 마스트리히트 조약의 최대 결점인 대외 계정, 특히 경상수지 관련 기준의 부재를 드러낸 사건이라고 진단했다.

이 결함은 미국 경제 지표들이 마스트리흐트 조약 기준들을 충족하는데도 미 경제가 어떻게 세계 금융위기를 일으켰는지를 보여준다고 그는 덧붙였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