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둔 獨정부에 부담

제너럴 모터스(GM) 자회사인 오펠을 인수하게 될 캐나다 자동차부품회사 마그나 인터내셔널이 예상보다 훨씬 많은 독일 직원을 해고할 것으로 보인다고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이 12일 보도했다.

슈피겔은 마그나의 경영계획안을 인용, 향후 오펠의 대주주가 될 마그나가 생산라인 직원 3천명을 해고하는 것외에도 1천100개의 관리직 일자리로 없앨 계획이라고 전했다.

독일 정부는 마그나가 오펠을 인수할 경우 약 5만명의 오펠 직원 중 절반에 해당하는 2만5천명의 독일 내 근로자들을 상대적으로 덜 해고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마그나의 인수를 전제로 오펠에 45억 유로를 지원하겠다고 공언해왔으며 이중 15억유로는 이미 브리지론의 형태로 제공됐다.

마그나는 오펠 전체 직원 중 약 1만명을 해고할 계획이며 이중 약 4분의1은 독일 근로자들이 될 것으로 알려졌었다.

실제로 예상보다 훨씬 많은 독일 직원들이 해고될 경우 총선을 2주일 앞둔 독일 정부에도 정치적으로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과 인터뷰에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독일 정부의 45억유로 지원 계획을 거부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일축하면서 집행위가 이미 독일 정부의 지원방안에 동의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슈피겔은 마그나가 독일 보쿰의 공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보다 수익성이 좋은 벨기에 앤트워프 공장을 폐쇄하려는 것이 EU 집행위에서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U 규정은 정부의 지원이 있을 경우 이같이 경제적으로 자생력이 떨어지는 조치를 취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또 유스투스 하우카프 독일 공정거래위원장은 정부가 오펠에 특혜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우카프 위원장은 경제지 한델스블라트 인터넷판에 기고한 글에서 "오펠 자동차가 팔리면 포드나 폴크스바겐의 차는 그만큼 덜 팔리는 것"이라면서 "유감스럽게도 선거철에는 이같은 합리적 의견의 여지가 항상 넓지는 않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러나 오펠 구제가 정치적 결정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우리는 기업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금융위기의 파고에서 그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