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다국적 기업들의 85%가 2010년 이전에는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지 않을 것으로 조사됐다.

9일 글로벌 컨설팅기업 타워스 페린(Towers Perrin)이 퇴직연금제도와 관련해 국내 활동 중인 다국적 기업 103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퇴직보험 및 퇴직신탁에 대한 법인세 감면 혜택이 2010년 소멸하지만 대다수 다국적 기업은 2010년 안에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퇴직연금제도 도입 시기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24%, 현행 퇴직금 제도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기업은 29%에 달해 새로운 퇴직연금제도로 전환하는 것이 지체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조사에서 다국적 기업들은 퇴직연금제도로 기업 부담금을 미리 확정하는 확정기여형(32%)을 근로자들이 나중에 받을 금액을 미리 확정하는 확정급여형(10%)보다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가지를 동시에 도입'(27%)하거나 '대안적인 제도를 찾겠다'(29%)고 응답한 기업도 상당수에 이르렀다.

퇴직연금제도의 도입 이유로는 '세제 혜택'(51%), '회사로부터의 지시'(34%), '동종 업계 동향'(32%) 등 순으로 응답했다.

제도 도입을 위한 선결 과제로 '변화 관리'(41%), '근로자(노조)의 저항'(32%) 등을 꼽았다.

박광서 타워스 페린 한국사무소 사장은 "국내 퇴직연금제도의 역사가 비교적 짧고, 대부분의 기업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지만 관심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면서 "그나마 다국적 기업들은 인재유치 등을 이유로 국내 기업보다 퇴직연금제도 도입에 적극적인 만큼 이번 조사 결과가 관련 동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ckch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