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다리꼴 인구구조, 복합민족사회, 비즈니스 요충지, 전국토의 도시지역화, 물부족에 따른 물싸움 심화, 유목민 정서로의 회귀..."

국토연구원이 정부의 연구용역을 받아 제시한 2050년 한반도의 미래모습이다.

2050년이 되면 한국은 물질의 지속적 성장 속에 마음의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삶의 형태 변화가 이뤄진다.

또 아시아.북미.유럽 등 3극 경제블록에 자리잡은 비즈니스 요충지가 된다.

수중.수상.우주 주거공간도 나타난다.

밝은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50년 한국은 저인구.초고령화 사회로서 세계 최고령 국가가 된다.

지역별로 물부족 현상에 따른 물싸움이 심화되고 지구온난화로 인해 대형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국토연구원이 2050년 인구사회, 경제산업, 환경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날 변화로 예측한 7대 메가트렌드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본다.

◇역사다리꼴 인구구조..복합민족국가로 전환
2050년 한국의 인구는 4천263만명으로 2009년 4천875만명 보다 13.1% 감소한다.

65세 이상 인구비는 38.2%로 세계 최고수준이 되고 인구구조가 역사다리꼴로 변화한다.

가장 중간에 있는 사람의 나이는 56.7세로 선진국(45.6세)보다 10세 이상 많다.

한국은 더는 단일민족 국가가 아니다.

국내 체류 외국인 수는 2006년 1.9%에서 2050년에는 9.8%로 증가한다.

현재 영국과 같은 수준의 복합민족 국가가 된다는 것이다.

현재 664만명인 재외동포는 2020년 1천만명을 넘을 전망이다.

◇G7 따라잡은 E7..북미.유럽.아시아 3극체제
세계 경제질서가 미국 중심의 단일체제에서 아시아.유럽.북미의 3극 체제로 재편된다.

3극의 중심에 자리잡은 한국은 가장 역동적이고 안정적인 비즈니스 요충지이자 선진국과 신흥국.개도국 간 조정자로서 자리매김한다.

특히 동아시아 국가들의 눈부신 경제성장에 따라 E7(중국.인도.러시아.브라질.멕시코.인도네시아.터키)의 경제규모는 G7(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보다 50%가량 더 커진다.

중국은 2025년 미국을 추월하고, 인도는 2050년 미국에 근접하는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국가가 된다.

◇신(新)중세시대 도래..경인권.부울권 메가시티 포함
세계 도시화율은 2008년 50%에서 2050년 70%로 높아진다.

우리나라는 이 비율이 2020년 95%에 도달해 사실상 전국토의 도시지역화가 이뤄진다.

국토연구원은 이를 도시국가가 활발하게 활동했던 중세에 빚대 `신(新)중세시대'라고 이름붙였다.

인구 1천만명이 넘는 `메가시티'도 현재 21개 수준이지만 2050년에는 배로 증가하고, 메가시티 지역 간 패권 다툼도 가속화된다.

우리나라는 경인권(서울.경기.인천)과 부울권(부산.울산.경남)이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도시의 형태도 다양해진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풍력과 태양열을 이용한 에너지고효율도시, 고층빌딩에서 친환경농작물을 재배하는 수직농장(vertical farm)이 대표적이다.

◇한반도 대표식물은 졸참나무..지역별 물전쟁
지구온난화로 인해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로 변한다.

100년 후 연평균 기온은 4℃ 상승하고 강수량도 17% 늘어난다.

2050년 석유, 가스, 구리 등 주요 자원은 고갈된다.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적극 나서 현재 1.4%인 보급률이 20%까지 높아진다.

개발도상국의 급격한 인구증가와 경제발전에 따라 물 수요가 급증, 현재 6억5천만명인 물부족 인구는 2050년 24억3천만명으로 늘고, 전세계 국가의 20%가 물부족 사태를 겪는다.

우리나라는 물부족 국가는 아니지만 지역별 물부족 현상이 나타나 물싸움이 심화될 전망이다.

또 기후변화로 인해 홍수, 가뭄, 지진 등 대형 재해가 현재보다 빈번하게 발생한다.

대표식생은 소나무 대신 더위에 강한 졸참나무로 대체되고 사과나무는 아예 자취를 감출지도 모른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수면상승, 가용토지 감소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수상, 수중 건축물이 등장한다.

◇IBEC 산업의 지배..로봇 상용화
향후 세계를 지배하는 산업은 IBEC이다.

IBEC란 정보산업(IT), 바이오산업(BT), 에너지기술산업(ET), 문화산업(CT)을 합친 것이다.

IBEC 융합기술을 통해 지구환경이 보존되고 수명이 연장되며 사이버 공간의 행복이 실현된다.

노동시간의 50%는 로봇이 대체하면서 인간은 더욱 창조적이고 지적인 일을 담당한다.

초고속 비행기가 등장해 전세계의 1일생활권이 확대되고, 자동차를 대체하는 새로운 교통수단이 탄생한다.

◇마음의 풍요시대..유목민 정서로 회귀
한국민들은 양적 발전이나 물질보다 마음의 풍요로움과 문화를 중시하는 쪽으로 삶의 행태가 변화된다.

지식창조산업의 부가가치 생산비중은 2007년 32.0%에서 2050년 52.2%로 확대된다.

지식창조사회의 대두로 여성의 섬세한 감수성이 부각되면서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고 영향력도 높아진다.

현재 사회가 정주(定住)하는 사람들의 집합체라면 2050년에는 이동하는 사람의 집합 개념으로 대체된다.

여가를 찾아 이러저리 다니는 `신(新)유목민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남북경제통합..세계 3극 체제의 가교
남북한 경제통합이 완성되려면 북한은 남한의 지원에 힘입어 생산확대를 추진해야 한다.

남북한 경제통합과 소득 균등화에 소요되는 기간은 40년 정도여서 2050년께에는 경제적 통합이 어느 정도 진척될 전망이다.

한반도는 지정학적 잠재력을 바탕으로 아시아, 유럽, 북미를 잇는 관문이자 가교 역할을 하게 된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심재훈 기자 jbryoo@yna.co.kr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