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는 기업인들이 늘어나야 국가경쟁력이 높아집니다. "

조동성 서울대 경영대 교수(사진)는 2일 열린 '2009 국가경쟁력 포럼'에서 국가경쟁력 연구보고서를 발표한 뒤 기자와 만나 "세계 경제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교수는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뒤처진 이유를 노사문제나 정치가 및 관료의 후진성 등에서 찾기보다는 사회 주도층의 역할이 미흡하지 않은지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사갈등과 정치적 대립은 우리 국민들이 불만을 갖는 대표적인 난형난제(難兄難弟)지만,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 국가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판단"이라고 진단했다. "선진국에서 근로자들이 앞장서 경제발전을 주도한 경우가 전무한 데다 정치 발전을 통해 선진국에 진입한 전례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근로자들은 경제가 발전할수록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반대로 기업인들과 사회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사회 주도층의 역할은 더욱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와 노사관계의 경쟁력이 선진국에 비해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것은 분명히 문제이긴 하지만 앞으로 우리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젊은이들이 창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하는 기업가 정신"이라고 못박았다.

조 교수는 "삼성그룹을 일으킨 고(故) 이병철 회장과 현대그룹을 세운 고(故) 정주영 회장의 뒤를 이어 실적뿐만 아니라 윤리와 도덕성 등 모든 면에서 국민들에게 존경받을 만한 정도(正道) 기업인들이 대거 나타나야 선진국 진입이 가능하고 국가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철수연구소를 세운 안철수 한국과학기술원 석좌교수가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것처럼 '기업 영웅'이 나타나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