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채권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경기 회복 기대가 급속히 확산되는 가운데도 금리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오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0.05% 포인트 떨어진 연 3.4%를 기록했습니다.이처럼 채권 금리가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채권 투자가들이 주식 투자가들에 비해 미국 경제를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경기회복 기대감이 확산되면 리스크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게 됩니다.시중 자금은 안전 자산인 채권시장에서 위험자산인 주식 시장으로 흘러가게 되고요.이렇게 되면 채권 가격이 떨어지고 금리는 오르게 됩니다.

때문에 최근 금리 하락은 채권투자가들 사이에 경기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하다는 점을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입니다.주식 투자자들의 경기관과는 다소 온도차가 느껴지는데요.각종 경기관련 지표가 좋게 나오고 있지만 고용이 불안하고 소비가 부진한 탓에 내년 경기 회복세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여전한 것 같습니다.내년 이후의 경기 불확실성이 채권 금리에 상당히 반영돼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물론 통화당국이 경기를 살리기 위해 시중에 푼 유동성이 채권 시장 안정에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면 미 채권 수익률은 급반등할 수 있습니다.채권 금리 상승은 주식 시장 랠리로 이어질 수 있고요.때문에 당분간 채권 시장을 움직임을 지켜보면 뉴욕 주식시장 흐름을 어느 정도 정확하게 읽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 소비자 생수 사먹길 꺼릴 정도로 소비 위축 심각

빚을 내서 소비를 즐기던 미국인들이 극심한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소비 패턴이 바뀌었습니다.돈을 아낄 수 있으면 무조건 쓰지 않겠다는 것인데요.예전에는 슈퍼마켓에서 병에 들어있는 물을 사먹던 사람들이 많았으나 최근 들어선 수도물을 받아서 먹는 사람들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생수업체들은 장사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이달 들어 펩시코는 아쿼피나 생수 24병 한팩을 2.99달러에 팔고 있습니다.

예전 가격의 절반 수준입니다.크로거 등 유통점에서는 생수 한 팩을 2.49달러에 팔고 있을 정도입니다.음료 전문가들은 이 정도 가격으로 생수를 팔아 생산업체들이 수지를 맞출 수 있을 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코카콜라에서 생산하는 ‘다사니’는 8월 8일까지 최근 12주동안 판매가 26% 감소했고 펩시콜라의 아쿼피나도 13.8% 매출이 줄었습니다.

네슬레가 생산하는 ‘폴랜드 스프링’도 8.9% 하락했습니다.경기 회복이 지연되면 물 장사가 계속 어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반대로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확산되면 생수 판매가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됩니다.최근 미시간대가 발표하는 소비자신뢰지수는 65.7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습니다.소비 회복 여부가 앞으로 상당 기간 미 주식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