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7일 "미국 경제가 올 하반기엔 강한 성장세를 보이겠지만 내년엔 회복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6개월간은 상황이 양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고가 빠르게 줄면서 기업들이 생산을 늘릴 수밖에 없고 결국 국내총생산(GDP)도 증가할 것이란 근거에서다.

그는 주가 상승도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고 가계의 부를 늘리는 효과를 가져와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미국 기업들의 주가가 50% 뛰고 다른 나라에선 그 이상으로 상승세를 보이면서 채무에 대한 중요한 완충장치(buffer)가 생겼다"며 "전 세계 수익률 스프레드(위험프리미엄)가 줄어든 것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것보다 더 큰 부양 효과를 줬다"고 말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그러나 내년엔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주택 착공과 자동차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진행 속도가 빠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판매는 중고차 현금보상 프로그램 등의 영향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지속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주택 시장에 대해선 미국 주택보유자 비율이 절정기 수준으로 회복되긴 어렵고 이 때문에 주택 판매는 지속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