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 작업이 다음주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은 이번 주 안에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매각 가격 등에 대한 최종 조율을 마치고 곧바로 투자자 모집에 나서 10월 말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은 지난주까지 대우건설 실사를 끝냈다. 이 결과를 토대로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들과 기업가치 평가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산은은 금호 측과 협의가 끝나는 대로 국내외 기업과 사모펀드 등을 대상으로 티저레터(teaser letter · 투자안내서)를 발송키로 했다. 투자안내서는 매각 공고를 대신하는 역할을 하는 서류다. 다음주 초쯤이면 해당 투자자들이 매각 공고 형식의 투자안내서를 받아볼 수 있을 전망이다. 산은 관계자는 "투자안내서를 보고 의향이 있는 쪽에서 연락이 오면 이를 추려서 일종의 '예비 쇼트리스트'를 만든 뒤 투자제안서를 보내게 된다"고 설명했다. 투자제안서(IM · Information Memorandum)에는 대우건설 실사자료와 매각 방식 등이 포함된다.

이런 과정을 거친 뒤 다음 달 초쯤에는 예비실사가 실시된다. 이를 통해 마음을 굳힌 투자자들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고 산은은 여기에서 몇몇을 골라내 예비입찰 자격을 부여한다. 산은은 예비입찰과 본입찰 등을 통해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시점을 10월 말께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의 최근 주가가 1만4000원대를 오르내린다는 것을 감안할 때 대우건설 지분 '50%+1주'의 가격은 대략 3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관심은 이번 매각에 얼마나 많은 투자자들이 참여하느냐는 것.산은 등 매각을 추진하는 쪽에서는 "충분히 많은 기업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얘기를 흘리고 있지만 정작 인수 후보군에 올라 있는 기업들은 아직 소극적이다.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기업의 한 관계자는 "금호 측이 원하는 매각가격의 기대치가 너무 높다"며 "주당 1만5000원보다 비쌀 경우엔 솔직히 인수하기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금호그룹이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가격은 주당 2만6000원 선이었다.

인수 후보 기업들은 얼마 만큼의 지분을 인수해야 하는지를 놓고도 고민이다. 산은은 인수 후보기업들이 원하는 쪽으로 매각 지분 규모를 조정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