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전세계 경기와 석유수요 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된데다 주가 급락과 달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 주말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주말 종가보다 76센트(1.1%) 하락한 배럴당 66.7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앞서 9월물 WTI는 장중 한때 65.23달러까지 떨어져 이달 들어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10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1.13달러(1.6%) 하락한 배럴당 70.31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유가는 일본 경제성장률이 기대에 못 미치고 원자재 가격도 하락하면서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우려가 확산돼 지난 주말에 이어 하락세가 이어졌다.

일본은 지난 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대비 0.9%를 기록해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지만, 전문가들의 기대에는 못 미친데다 앞으로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긴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제기됐다.

이로 인해 중국 상하이 지수가 5.8%나 급락하는 등 아시아 각국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고 뉴욕증시의 주가도 2%대의 급락세를 보이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가중됐다.

허리케인 시즌이 돌아왔지만, 전문가들은 미국내 넘치는 원유 재고량이 허리케인으로 인한 정유시설 가동 중단 등 생산차질의 타격을 상쇄해줄 것으로 내다봤다.

미 국립 허리케인센터는 허리케인 빌이 19일까지 3급 허리케인으로 세력을 확장한 뒤 주말께 버뮤다에 도착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시장의 불안감으로 인해 안전자산인 달러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달러 지수가 0.5% 올랐고 유로에 대한 달러 환율도 1.408달러로 지난 주말 종가보다 0.9% 하락(달러 상승)하는 등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에너지컨설팅업체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사장은 현재 시장이 조정 장세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다면서 유가가 배럴당 59∼63달러 선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8월 인도분 금 값이 12.70달러 떨어진 온스당 934.30달러로 마감했고 9월 인도분 구리는 파운드당 2.3% 하락하는 등 상품.원자재 가격이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