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를 비롯한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1주일 만에 상승세를 나타냈다. CD 금리는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변동금리형 대출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고 있어 CD 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할 경우 가계의 이자 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4.52%로 전날보다 0.07%포인트 상승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최근 한 달 동안 0.53%포인트나 급등했다. 회사채 금리도 상승해 무보증 3년 회사채(AA-) 금리는 연 5.88%로 전일 대비 0.07%포인트 올랐다.

CD 금리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날 91일 만기 CD 금리는 연 2.45%로 전날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지난 6일 연 2.42%로 0.01%포인트 상승한 이후 1주일 만에 다시 오른 것이다.

CD 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등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10월24일에는 연 6.18%까지 치솟았지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내리고 대출금리 상승을 우려한 정부가 은행에 CD 발행 자제를 요청하면서 급락했다. 특히 지난 4월 중순 사상 최저 수준인 연 2.41%로 떨어진 이후에는 4개월 가까이 꼼짝도 하지 않고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최근 시중금리가 상승하면서 자금 조달에 부담을 느낀 일부 은행들이 CD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CD 금리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특히 최근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경쟁적으로 늘리면서 대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CD 발행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은행은 이날 4개월 만기 CD를 연 2.7%에 발행했고 SC제일은행은 48일물 CD를 연 2.4%에 발행했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시중금리가 이미 몇 달 전부터 상승세를 보여 CD 금리 상승은 시간 문제로 인식돼 왔다"며 "시장에서는 CD 금리가 상승세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CD 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할 경우 가계의 이자 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중 CD 금리에 연동된 변동금리형 주택대출 비중은 은행별로 70~90%에 이른다.

특히 올 들어 CD 금리가 낮은 수준에 머물자 대출 역마진을 우려한 은행들이 금리 책정 시 CD 금리에 덧붙이는 가산금리를 대폭 올려놓아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은행들은 CD 금리에 1%포인트 안팎의 가산금리를 붙였지만 지금은 최대 3%포인트를 적용하고 있다. 만약 이 상태에서 CD 금리가 지난해 10월 수준으로 오른다고 하면 대출자들은 연 9%대의 이자 부담을 져야 한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