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8MCP는 연비 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푸조가 자신있게 내놓은 경유 해치백다. 공인연비가 자그마치 ℓ당 19.5㎞(자동변속기 기준)에 달한다. 1600㏄급 배기량을 기준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자제어 기어시스템인 MCP와 경량화 덕분이다. 푸조는 운전자가 순간 연비를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트립컴퓨터에 다양한 연비 정보를 띄웠다. '직접 눈으로,그리고 수시로 확인하라'는 의미다. 실제 고속도로를 주행해보니 연비가 20㎞/ℓ 안팎에 달했다.

경기 일산에서 서울(시청 기준 왕복 약 55㎞)까지 매일 출퇴근하는 장거리 운전자의 경우 하루 3ℓ의 연료로 충분히 운행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초기 가속 성능은 무척 부드러운 편이었다. 가속 페달을 살짝 밟아도 속도가 무리없이 올라갔다. 최고 출력은 4000rpm에서 110마력,최대 토크는 1750rpm에서 24.5㎏ · m(오버부스트 상태에선 26.5㎏ · m)다. 계기판 최고 속도가 시속 230㎞인데,시속 170㎞까지 별 저항없이 높일 수 있었다.

다만 6단 변속시스템을 갖췄는데도 단마다 변속 충격이 작지 않은 점이 걸렸다. MCP 자체가 수동변속기 기반이어서다. 운전대에 부착된 패들시프트를 사용해 그나마 변속 충격을 줄일 수 있었다. 4단 이상에선 4000rpm 정도에서 수동으로 단수를 높여주면 훨씬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했다. 다른 차량을 추월할 땐 간단하게 손 끝으로 단수를 낮춰 힘을 집중시킬 수 있었다.

308MCP의 또 다른 포인트는 탁월한 개방감이다. 정면 유리창이 동급 차량보다 훨씬 넓은 데다 지붕에 1.26㎡짜리 대형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를 적용했다.

308MCP엔 주차 브레이크가 따로 없다. 주차할 땐 기어를 중립(N)으로 뺀 뒤 사이드 브레이크로 잠가야 한다. 다만 오토홀드 기능이 있어 풋브레이크를 밟은 후 발을 떼도 가속 페달을 다시 밟지 않는 한 움직이지 않는다.

308MCP의 인테리어는 좀 아쉬웠다. 원가 절감 흔적이 역력했고 동급 수입차에서 일반화된 편의사양도 보이지 않았다. 내비게이션의 배치 역시 썩 자연스럽지 않았다. 국내 판매가격이 3410만원으로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20㎞/ℓ 안팎의 연비를 생각하면 경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