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오는 17일부터 설탕 값을 8.9% 인상한다.

CJ제일제당은 "올해 들어 국제 원당가격이 80% 넘게 올라 인상이 불가피해졌다"며 "국제 원당가 상승에 따라 오는 17일부터 설탕 출고가를 평균 8.9% 인상한다"고 밝혔다.

CJ에 따르면 정백당 1kg은 1019원에서 1109원으로, 15kg은 1만3035원에서 1만4196원으로 인상된다. (공장도 가격 기준·부가세 포함)

CJ 관계자는 “올 들어 원당 국제시세가 80%이상 급등하면서 28년래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원가부담이 크게 가중되고 있다"며 "원가인상 요인 중 일부만을 반영해 최소한의 가격인상을 단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원당이 설탕 제조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최소 25~30%의 가격인상 요인이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업계 선두 기업인 CJ제일제당이 설탕값을 올림에 따라 경쟁사인 삼양사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삼양사 관계자는 "설탕 가격을 CJ제일제당(8.9%)과 비슷한 10% 이내 수준으로 이달 안에 인상할 계획"이라며 "원당 가격 급등으로 1분기에만 15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가격인상에도 불구하고 국제 원당시세의 최근 상승세를 고려하면 여전히 원가부담은 지속될 전망이다.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설탕가격은 주요 생산국인 인도, 브라질 등의 기후로 인한 공급량 전망이 불투명해지며 최근 '폭등세'를 보여왔다.

11일(현지시간) 뉴욕 선물거래소(ICE)의 10월물 원당 가격은 파운드당 21.84센트를 기록하며 지난 28년간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무려 85%가 뛰어올랐다.

런던 국제금융선물거래소(Liffe)에서도 정제 백설탕 10월물은 t당 560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올 들어 76% 오른 가격이자, 지난 1983년 이후 최고치다.

CJ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입은 환차손 때문에 지난 3월에 가격을 올리려 했던 것"이라며 "환율은 안정됐지만 수입원가가 너무 올라 더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환차손 등을 이유로 지난 3월 설탕 출고가를 15.8% 인상하겠다는 보도자료까지 냈다가 5일 만에 인상계획을 취소하기도 했다.

한편 CJ제일제당은 지난해 3분기 250억원, 4분기에 62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올 들어 다소 회복되긴 했지만 1분기에 13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 원당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에 부담을 느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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