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도매 기준으로 147만 대, 소매 기준으로는 160만 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기아차 이재록 재경본부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굿모닝신한증권에서 가진 기업설명회(IR)에서 "국내외 시장 점유율을 내년에도 올해 수준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도매 판매량은 배에 선적한 자동차 대수를 기준으로 삼은 해외 시장 수출량이다. 소매 판매량은 재고 판매량까지 포함한 수치다.

기아차가 올해 소매기준 판매 목표로 삼은 160만 대는 지난 2008년 글로벌 판매량인 136만5000대보다 16.3% 늘어난 것이다.

기아차는 목표 달성을 위해 내년 1월 1일로 예정된 미국 조지아 완성차 공장의 양산 시점을 앞당기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R 외에 생산 차종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이 본부장은 "(조지아 공장서 쏘렌토R의) 내년 1월 양산 계획이 다소 앞당겨질 것 같다"며 이 공장에서 "쏘렌토R 생산 1년여 후에는 추가로 다른 모델을 생산하고 그 1년여 뒤에 또 다른 차종을 만드는 등 3개 차종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지아 공장은 내년 10월을 손익분기점으로 삼아 생산 첫 해부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아차는 예상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최근 노조의 부분파업 재개와 관련, "지금까지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잘 지켜왔고 현재 노사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만큼 잘 협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은 발생했지만 재고차량이 있어 판매차질은 지난달까지 별로 없었다"며 "수출에서 차질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해외 선적분에 물량을 우선 배정하고 해외 공장에서 부족 물량을 대신 생산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아차는 노사가 임금협상을 순조롭게 마무리할 경우 상반기(1~6월) 75%였던 국내 공장 가동률이 하반기에는 95%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차는 올 상반기에 국내외 시장에서 약 51만 대를 팔아 전년동기비 90% 이상 늘어난 40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냈다.

올 2분기 실적으로는 국내외에서 28만9945대를 팔아 매출 4조6764억원, 영업이익 3303억원, 당기순이익 347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7월에는 수출량은 감소했지만 해외공장 생산분 현지판매량은 전년동기비 6.3% 늘어난 89만2000대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 6월 기준 3.1%까지 올라가 사상 처음으로 3%대를 돌파했다. 올 7월까지 1.6%를 기록한 유럽시장 점유율은 하반기에 2% 이상으로 높이는 게 목표다.

기아차 관계자는 "작년 상반기 2410억원이었던 해외시장 개척비를 올들어 6월까지는 5090억 원까지 늘렸다"며 "과연 마케팅이 성공할 수 있느냐는 염려를 씻고 좋은 실적을 낸 만큼 하반기에도 세계 시장에 공격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기아차의 매출원가는 환율 혜택을 본 데다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작년 상반기보다 6.2%P 줄인 매출액 대비 73.8%로 추산됐다.

올해 말에는 준대형 신차 VG(프로젝트명)를, 내년에는 중형세단 로체 및 SUV 스포티지의 후속 모델을 선보이며 '신차 효과'를 이어가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기아차 관계자는 "해외법인을 포함하면 올해 1분기까지 영업손실이 발생했지만, 2분기 들어 해외·국내를 합친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며 "장기 재고가 많이 해소됐고 마케팅 비용 부담이 줄어드는 점은 손익 개선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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