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와 같은 녹색기술과 신성장동력 산업 분야에서 한국이 새로운 국제표준을 선도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

남인석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장은 1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내년부터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양대 정책기구인 이사회와 기술관리이사회의 이사를 모두 보유하게 돼 우리 산업계의 입장을 더 많이 반영할 수 있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은 지난달 러시아 이탈리아 캐나다 등 15개국과의 경쟁을 거쳐 ISO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이사회의 신규 이사국(임기 2년)에 진출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남 원장은 이미 이사직을 맡고 있는 기술관리이사회는 물론 이사회의 이사로 동시에 활동하게 된다. 현재 ISO의 이사회와 기술관리이사회에 동시에 진출한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프랑스 영국 독일 캐나다 중국 등 8개국뿐이다.

남 원장은 "한국의 입장이 반영된 새로운 국제표준을 만들려면 기술관리이사회 산하 600여개 개별 기술위원회의 의장이나 간사를 맡아야 한다"며 "현재 28명인 의장 및 간사 수를 2012년까지 50명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ISO 내 13위 수준인 한국의 위상을 7위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한국의 제안으로 새로운 기술위원회를 만드는 노력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 그리드 분야에서는 앞으로 100~400개의 표준이 생겨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우리가 관련 기술표준을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 원장은 아울러 9 · 11테러 이후 국제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물류보안인증제도에 대한 기업들의 대비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ISO가 2007년 ISO28000(공급사사슬보안경영시스템) 표준을 제정했고 한국도 이 표준을 도입해 이행과 확산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략물자관리원과 한국선급이 ISO28000의 이행과 확산을 위해 벌이고 있는 시범사업에는 포스코의 판매물류 부문과 범한판토스 등 4곳이 참여 중이며 연내 인증 취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