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세계 3위 광산업체인 호주 리오틴토의 직원들이 지난 6년 동안 벌인 산업스파이 활동으로 1000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중국 기밀보호국은 "중국 철강회사에 관한 엄청난 양의 정보와 자료가 리오틴토의 컴퓨터에서 발견됐다"며 "이 때문에 중국 철강업체들이 6년간 철광석을 수입하는 데 7000억위안(1020억달러)을 과잉 지급했다"고 밝혔다. 중국 측은 그러나 7000억위안이 어떻게 산출됐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7000억위안은 호주 국내총생산(GDP)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로,리오틴토가 해당 기간 중국에 수출한 철광석은 410억달러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날 호주 증시 강세에도 불구하고 리오틴토 주가는 1% 이상 약세를 보였다. 리오틴토 측은 자사 직원들이 아무런 불법 행위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중국 정부는 호주인 1명을 포함해 리오틴토 직원 4명이 뇌물수수를 통해 국가기밀을 빼냈다며 체포,호주 정부와 외교 마찰까지 겪고 있다. 이를 두고 호주에서는 리오틴토와의 철광석 가격 협상에서 중국이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에서부터 중국 국영기업의 리오틴토 인수 시도가 불발된 것에 대한 보복 성격이 짙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 당국의 리오틴토 직원에 대한 처리는 중국 진출 외국 기업의 비즈니스에 더 엄격한 규제가 이뤄질 것임을 예고한다고 로이터통신은 덧붙였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