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3월 협상 개시 이후 3년여 만에 마무리된 한-인도 CEPA는 한국이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아세안 미국에 이어 6번째로 서명하는 FTA다. CEPA는 용어만 다를 뿐 사실상 FTA의 범주에 들어간다. 협상이 끝난 EU와의 FTA까지 감안하면 이번 서명에 따라 한국은 일본과 중국을 빼면 사실상 세계 주요 시장의 허브마다 FTA의 거점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리게 됐다.

한국의 전체 교역에서 FTA 체결국과의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한국의 교역에서 특혜관세하에 이뤄지는 비중은 12.1%.미국 인도 EU 등 3개 경제권과의 FTA가 모두 발효되면 이 비율은 35.3%로 3배나 늘어나게 된다. 한국과 FTA를 맺은 국가들이 전세계 수입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현재의 4.4%에서 단번에 60%까지 올라간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국제통상 질서에서 한-인도 CEPA는 상징적인 의미도 작지 않다. 인도는 세계 경제질서 구축에서 개도국의 이해 관계를 앞장서 대변하고 있는 만큼 향후 국제 통상협상에서 한국과 인도가 공조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경제위기 이후 대두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를 배격코자 하는 한 · 인도 양국의 의지를 대외적으로 천명하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한-인도 CEPA 발효 시점을 내년 1월1일로 기대하고 있다. 인도의 경우 이미 의회승인 절차를 거쳐 서명만으로 내부 절차가 끝난다. 국회 비준이 필요한 한국의 경우 올 9월 정기국회에 비준동의안이 제출될 전망이다.

한국은 현재 캐나다,걸프협력이사회(GCC),멕시코,호주,뉴질랜드,페루 등 11개국 6개 경제권과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터키 등 15개국과의 협상 준비나 공동연구도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 하지만 협상을 시작했다가 중단한 일본이나 아직 공동연구 단계인 중국과의 FTA는 당분간 진척되기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