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설에 휘둘리지 않고 외환銀 수익개선 주력"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사진)은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외환은행 인수 · 합병(M&A)설에 대해 "임박했다는 루머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시기가 아니다"고 5일 밝혔다. 외환은행은 올해 2분기 중 238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1분기 748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클레인 행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외환은행 주가가 오르고 증시도 살아나고 있지만 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많이 남아있어 거대 M&A딜이 일어나기는 어려운 여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외환은행 주가는 클레인 행장이 취임한 4월1일 6000원을 약간 웃돌았지만 최근 들어 금융위기가 잦아들고 국내 금융회사들이 잇따라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표명하면서 현재 주가는 2배가량 뛴 1만2000원에 육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주주인 론스타펀드가 미국계 사모펀드(PEF)와 잇따라 접촉하는 등 매각을 위한 물밑작업에 나섰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클레인 행장은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가 언젠가는 지분을 정리할 것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면서 "그 결정은 은행 차원이 아닌 대주주가 내릴 것이며 매각 시기가 되면 론스타가 먼저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M&A 가능성에만 주안점을 두고 전전긍긍할 수는 없다"며 "취임 이후 모든 관심 및 에너지를 외환은행과 한국의 금융업을 배우는 데 쏟았고 앞으로도 외환은행을 최고의 은행으로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이닉스반도체 현대건설 현대종합상사 등 외환은행이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 매각과 관련,"이런 지분을 오래 보유하는 것은 저의 경영철학과 맞지 않는다"며 "다른 채권 은행들과 협의해 '윈-윈'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클레인 행장은 하반기 경영 계획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순이자마진(NIM)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양호한 자본적정성을 유지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외환은행은 현대건설 주식 매각으로 1368억원(세후 기준)의 이익을 얻은 데다 영업이익도 늘어 국내 주요 은행들 가운데 최고의 실적을 냈다고 설명했다. 고정이하 여신 비율이 감소하면서 충당금 전입액이 1분기 3252억원에서 2분기 1870억원으로 급감한 것도 실적 호전에 기여했다. 2분기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1.36%로 1분기보다 0.12%포인트 하락했다.

수익성과 자본적정성 지표도 좋아졌다. NIM은 1분기보다 0.01%포인트 내린 2.17%를 기록해 NIM의 급락세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연체율은 0.96%로 전분기 대비 0.28%포인트 떨어졌다.

1분기 중 구조조정 비용으로 증가했던 총경비는 전분기 대비 32.8% 감소했다. 2분기 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64%,기본자본비율(Tier 1)은 10.62%를 각각 기록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