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희망근로와 청년인턴 사업을 제한적으로 연장 운영하려는 이유는 경기회복세가 가시화되고는 있지만 고용사정은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시대책 중단해야 하지만…

희망근로와 청년인턴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도입된 한시 지원대책이다. 희망근로는 근로능력이 있는데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했거나 실직한 차상위계층(4인가구 기준 월 소득 159만6000원 이하) 이하 취약계층에 6개월짜리 임시직 일자리를 주는 사업이다.

정부는 1조7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5만명(일 평균)에게 월 89만원 상당을 지원해 주고 있다. 청년인턴은 중앙행정부처와 지자체,공기업 등을 통해 청년 구직자 2만5000여명에게 최대 1년간 월 100만원의 급여를 주고 일을 시키는 사업이다.

사업예산은 2300억원으로 중앙행정부처 5244명,지자체와 시 · 도교육청 7036명,공기업 1만2519명 등 총 2만4799명이 채용돼 있다.

이와 관련,정부는 지난 6월25일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 6월1일부터 시작한 희망근로는 11월30일까지,연초부터 시행한 청년인턴은 12월 말까지만 운영한 뒤 중단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한시 대책'인 만큼 경기가 회복되면 당연히 종료해야 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급격한 고용쇼크 우려

문제는 희망근로와 청년인턴을 연말에 동시 중단할 경우 나타날 부작용이 클 것이란 점이다. 지난 6월 취업자(전년 동월 대비)가 4000명 늘어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이는 6월부터 시작된 희망근로와 청년인턴 등 공공부문 일자리가 늘어난 데 따른 '착시효과'일 뿐이다. 만약 희망근로 25만명과 청년인턴 2만5000명이 없었다고 가정하면 6월 취업자 수는 25만명가량 감소로 나타났을 것이란 게 정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일단 희망근로,청년인턴 사업을 내년까지 연장하되 예산이나 대상인원은 대폭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 탓에 한시적 일자리 늘리기 사업에 2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계속 투입할 여력이 없는 데다 정규 일자리가 아닌 임시직만 늘리는 사업을 대규모로 지속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대신 사업성격을 저소득 · 취약계층에 대한 실질적 지원이 이뤄지도록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이태명/박신영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