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연구소가 29일 내놓은 '소호(SOHO) 업종 리포트'에는 35개 도소매 업종과 15개 소규모 제조업에 종사하는 전국의 개인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지난 1분기 매출액,영업이익률,부채비율,금융 거래 실적,부도율 등이 담겨 있다. 2007년 처음 발간된 이후 이번이 세 번째 나온 것으로 전국 자영업자들의 영업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경기침체 자영업자 강타

물가를 감안해 업종별 평균 카드 매출액을 산정한 'KB카드 매출지수' 추세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가 지난 1분기에 가장 극심하게 나타났음을 보여주고 있다. 1분기 매출지수는 1.03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2%,지난해 말에 비해선 7.2% 하락했다. 2008년 1분기 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8.8% 상승한 것에 비하면 상승률이 13.0%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KB카드 매출지수는 2007년 전년 대비 2.9% 상승한 데 이어 2008년 9.6%로 상승폭이 점차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지만 금융위기가 발생한 작년 9월 이후 상승세가 급격히 꺾였다.

이충근 연구위원은 "개인사업자들의 카드매출 지수가 하락했다는 것은 금융위기에 이은 경기침체 속에 자영업자 계층이 더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올해 1분기 신용카드 이용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6% 증가세를 보인 반면 개인사업자의 카드매출 지수는 하락했기 때문이다.


◆편의점 동물병원은 고성장세

전체적으로 불황의 여파가 나타났지만 업종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편의점 동물병원 커피 · 제과 · 아이스크림점 노래방 등은 최근의 소비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1~3월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업황 호조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분기 편의점의 매출지수는 3.06으로 작년 1분기에 비해 무려 35.1% 높아졌다. 이어 동물병원 30.8%,커피 · 제과 · 아이스크림점 13.9%,노래방 10.8%의 상승률을 보였다. 의원 · 한의원 · 치과,슈퍼마켓 · 일반잡화,한식점의 매출지수도 올라갔다.

반면 자동차 및 운송장비는 올 1분기 매출지수가 0.80에 그쳐 전년 동기에 비해 29.4%나 낮아졌고 가격 탄력성이 큰 귀금속 · 시계 · 액세서리,전자부품 · 컴퓨터 · 영상 · 음향 · 통신장비,안경점도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지수 하락률이 20%를 넘었다. 전체적으로는 50개 업종 중 16개 업종이 작년 1분기보다 매출지수가 상승한 반면 나머지 34개 업종은 낮아졌다.


◆부동산업 2년간 영업이익률 최고

2007~2008년 2년 동안 매출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업종은 주유소 · 충전소,편의점,커피 · 제과 · 아이스크림,동물병원 등이었다. 이들 업종은 2007년과 2008년 연속으로 매출액이 연 10% 이상 늘어났다. 문리계 학원과 예체능 · 외국어학원 등 사교육 관련 업종도 연 5~10%의 매출 증가율을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부동산업이 39.2%로 가장 높았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 2년여간의 건설경기 위축이 부동산 임대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으로 나타나면서 부동산업의 영업이익률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문구 · 완구(4.9%),컴퓨터 · 정보통신기기(4.6%),가구(4.4%),인삼 · 건강식품(4.2%),가전 · 전기제품(4.2%) 등 18개 업종의 영업이익률은 5%에도 못미쳤다.

지난 2년간의 부채비율은 부동산업이 평균 580%로 가장 높았다. 부동산업을 포함해 주유소(435%),레포츠 · 스포츠센터(431%),자동차 · 운송장비(426%),약국 · 한약방(372%) 등 13개 업종은 평균 부채비율이 300%를 넘었다.

강동균/유승호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