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최근 논의되고 있는 '출구전략(Exit Strategy,위기 이후의 대응전략)'과 관련,"확장적 경기대책을 끝낼 단계에 와 있다"고 28일 밝혔다.

정 이사장은 다음 달 1일 한국능률협회 주최 '제35회 하계 최고경영자 세미나'를 앞두고 미리 배포한 주제강연문에서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출구전략이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한국에서는 과잉 유동성이 실물자산 가격의 거품을 일으키지 않도록 예방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확장적 경기대책이 오래 지속되면 정부의 재정적자가 확대될 위험이 있다"며 "내년부터는 재정 투자와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보증 등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이사장은 재정적자를 줄이는 방법은 증세보다는 지출 삭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세 정책은 불확실성이 높은 경기 침체 국면보다 불확실성이 낮은 경기 상승 국면에서 더 큰 효과를 내는 만큼 당분간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출구전략'의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에 대해 "3분기 말까지는 기존의 위기 대응 정책을 유지하되 아직 시행하지 않은 정책은 유보하는 '수동적 출구전략'을 쓰다가 이후 바닥 탈출이 확인되면 유동성을 회수하는 '적극적 출구전략'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에서 벗어나더라도 고용은 계속 어려운 상태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은행의 신용 공급이 투자와 고용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