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정부 및 철강업계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철강산업에 대한 현안을 논의했다.

한국철강협회가 주관하고 양국 정부 및 업계관계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8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제10차 한·일 민관 철강회의'에서는 양국의 철강산업 및 교역 동향 등에 대한 활발한 의견교환이 이루어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특히 최근 국내·외 철강업계의 화두로 부상하고 있는 세계 3대 철광석 생산업체 리오틴토와 BHP빌리턴의 인수합병(M&A) 동향에 대한 의견이 오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한국과 일본은 두 업체의 향후 동향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라면서 "일본의 경우 철강 생산업체 뿐만 아니라 수요자들과도 연대해 반대입장을 내는 것을 검토 중이다. 한국도 상황을 주시하면서 필요할 경우 일본과 공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철강업계 한 관계자도 지난 6월 한국철강협회가 리오틴토-BHP빌리턴이 추진 중인 서호주 지역 철광석 합작사 설립에 반대입장을 표명한 점에서 볼 때 "이 같은 입장의 연장선상에서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당시 "세계 철광석 시장의 과점화가 더욱 심화돼 경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려의 뜻을 표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도 “철강업체의 입장에서 볼 때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들 업체의 움직임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드러낸 바 있다.

이 밖에 논의된 주요 현안으로는 한국이 들여오는 일본산 열연제품의 올해 상반기 수입 동향과 한·일 스테인리스 산업 현황 등이 있었다.

이날 협회에 따르면 세계 철강시황 부진으로 한·일 양국간 철강교역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중 한국의 대일본 철강수출은 전년대비 46% 감소한 74만t(약 8억1000만달러), 수입은 19% 줄어든 420만t(약 35억9000만달러)을 기록했다.대일본 무역수지가 346만t 차이로 약 27억8000만달러의 적자를 보인 셈이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측에서는 이승우 지식경제부 철강화학과장, 심윤수 철강협회 부회장, 한광희 동부제철 사장, 황은연 포스코 상무, 이종인 현대제철 전무, 박충열 현대하이스코 상무 등 총 25명이 참석했다. 일본에서는 경제산업성, 일본철강연맹과 NSC, JFE 등에서 24명이 참석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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