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경제의 중심체인 호찌민시가 국영기업체들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현지 영문경제 주간지 베트남 인베스트먼트 리뷰(VIR)는 20일 발간된 최신호에서 호찌민시가 베트남양식공단, 사이공상업총공사 등 일부 국영기업체 소유 대지 가운데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대지나 용도와 다르게 불법으로 임대해 사용 중인 대지를 환수하는 등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호찌민시의 이런 조치는 지난 3월 현재 호찌민 시내 소재 국영기업체 소유 대지 6천400㏊ 가운데 2천500㏊가 제대로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 반 히엔 국회 경제위원장은 국영기업체들이 용도와 다르게 사용 중인 대지들은 대부분 호찌민시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치는 전략지에 위치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는 곧 시의 경제.사회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대두됐다고 주장했다.

응웬 티 홍 호찌민시 부시장은 "허가가 취소돼 환수되는 대지는 대부분 중.소형이기 때문에 인프라 구축사업보다는 상업용 프로젝트로 재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앞서 올해 초 호찌민시는 재무부의 지시에 따라 베트남남부식량공사가 소유한 3만7천200㎡의 나대지를 적발해 허가를 취소한 뒤 소유권을 넘겨받았다고 VIR은 전했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건설업계 관계자는 "호찌민시가 칼을 빼든 국영기업체를 보면 허가취소와 환수 등 제재를 취하기 손쉬운 힘없는 업체들이 대부분"이라면서 "이런 조치는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에도 영향을 미쳐 개발붐이 일고 있는 지역의 국영기업체 소유 대지에 대한 재조사가 잇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