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보다는 주택가격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큰 것으로 조사됐다. 고희채 및 박수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전문연구원은 15일 예금보험공사의 '금융안정연구'에 기고한 'IMF 구제금융기간 전후 자산변동과 가계소비에 관한 실증연구' 보고서를 통해 가계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주택자산이 금융자산보다 3배가량 크다고 밝혔다. 논문은 한국의 경우 가계자산에서 주택 등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84%에 이르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가계자산에서 주택 등 부동산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엔 78.3%였으나 계속해서 상승해 2004년엔 84.0%까지 높아졌다. 이는 미국 일본 영국의 30~40%와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다.

논문은 또한 자산가격 상승으로 인한 소비 증가 효과가 저소득층보다는 고소득층에 더 크다고 진단했다. 예를 들어 집값이 1% 상승하면 저소득층(1분위)의 소비는 0.075% 늘지만 고소득층(9분위)은 0.092%가량 증가했다. 또 금융자산 가치가 1% 상승하면 1분위 계층의 소비는 0.019% 증가하지만 9분위 소비는 배가량 높은 0.041% 늘어났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