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올해 2분기에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이 1조 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15일 증권업계와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외환, 하나, 기업, 부산, 대구, 전북 등 9개 은행들의 2분기 순이익이 1조1천억 원 안팎으로 전 분기 1천450억 원의 6~8배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은행들의 3분기 순이익은 고객 확보를 위한 출혈 경쟁과 구조조정으로 인한 충당금 적립 등의 부담으로 2분기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 은행들 2분기 순이익…전분기比 6~8배


올해 2분기에는 외환, 기업, 하나 등의 3개 은행들의 순이익 개선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추정됐다.

외환은행은 2분기에 2천200억 원 안팎의 순이익을 올려 1분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한 것으로 전망됐다.

외환은행은 현대건설 보유주식 매각 이익(세전)이 1천500억 원에 이르고, 대손충당금 적립액 감소 등으로 양호한 실적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의 순이익도 1분기 478억 원에서 2분기에 2천100억 원 정도로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절반가량 줄어들었고 대출도 4% 정도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1분기에 3천억 원의 적자를 낸 하나은행은 2분기에 1천500억 원 내외의 흑자를 올린 것으로 관측된다.

태산LCD관련 충당금이 1천500억 원 정도 환입됐고 현대건설 등의 주식 매각 이익도 발생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2분기 순이익이 대출과 주식 매각 이익 등으로 1분기(737억 원)의 배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은행은 전 분기의 1천675억 원과 비슷한 규모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은행은 현대건설 주식 등의 매각 이익이 1천800여억 원에 이른다.

국민은행도 2분기 순이익이 1분기 수준인 1천591억 원 내외로 추정했다.

이외 대신증권은 대구은행(550억 원), 부산은행(620억 원), 전북은행(150억 원) 등의 3개 지방은행들의 2분기 순이익도 1분기보다 개선된 것으로 전망했다.

송윤규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들의 2분기 순이익은 주식 매각 이익 등의 일회성 요인으로 전 분기보다 크게 개선돼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다만 이자 수익과 수수료 수익부문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든 것은 아니다"라며 "2분기 실적을 최종 확정하기에 앞서 대손충당금 적립 문제가 막판 변수로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 순이자마진 떨어져

실제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은 전 분기에 비해 전반적으로 나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의 순이자마진은 1분기 1.6% 수준에서 2분기에 1.44~1.45%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우리은행의 순이자마진은 1분기 1.99%에서 2분기에 1.75%로 낮아진 것으로 관측된다.

또 1분기에 2.7% 수준이던 국민은행의 순이자마진은 2분기에 2.23% 내외로 악화한 것으로 전망됐다.

외환은행과 기업은행의 순이자마진은 각각 2.16%, 2.33%로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분기에는 환율 안정 등으로 대규모 흑자 전환이 가능해졌으나 이자 수익과 수수료 수익이 모두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든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순이자마진이 6월부터 반전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3분기 들어 점차 나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 3분기 순이익 주춤할 듯

전문가들은 그러나 은행들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2분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3분기에는 주식 매각 이익 등의 일회성 요인이 없는 데다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다시 커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 은행들 간 고금리 특판 예금 등을 앞세운 치열한 예금 유치 경쟁으로 비용 부담도 커져 순이자마진도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송윤규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에는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더 쌓아야 하는 반면 순이자마진 개선 기대감은 크지 않다"며 "3분기 은행들의 순이익은 정체되거나 소폭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2분기에 정체 양상을 보인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꾸준한 성장으로 3분기에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점쳐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제가 더블딥(경기가 상승하는 듯하다가 다시 추락하는 현상) 상황에 처하지 않는다면 실적은 3분기에도 호전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조재영 최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