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중국과 러시아 등 신흥국이 석유업계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신흥국 기업들이 올해 석유업계 대규모 M&A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고 보도했다.신흥국 국영기업들이 경기침체로 위기에 처한 서방기업들을 인수해 자원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회계법인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올 2분기에 체결된 상위 50개 석유·가스부문 M&A 총액은 480억달러에 달하는데 이가운데 242억달러를 중국과 러시아 기업들이 주도하는 신흥국 기업들이 체결했다.지난해에는 전체 M&A중 신흥국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5분의 1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런던증시에 상장된 아닥스 페트롤륨을 88억달러에 인수한 중국의 국영 석유기업인 시노펙과 총 83억달러를 들여 석유·가스 기업들을 인수한 러시아의 가즈프롬 등이 대표적이다.상위 10건의 석유·가스업계 M&A중 중국 기업들과 러시아 기업이 각 3건씩 이름을 올렸으며,터키의 제넬에너지도 영국의 헤리티지오일을 60억달러에 인수했다.

투자자문사인 렉시콘파트너스의 마틴 코펠랜드 이사는 “경제위기로 많은 서방 석유기업들의 가치가 낮게 평가돼 있는 상황에서 신흥국 국영기업들이 현재 기회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지난해 석유·가스업계 M&A 규모는 총 517억달러에 달해 지난 1분기보다 두배 이상 많았다.석유·가스업계의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신호라는 분석이다.또 최근 국제유가가 최저가를 찍은 지난 2월의 배럴당 33달러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활발하게 M&A가 이뤄진 요인으로 꼽혔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