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카레, 노란색인가 빨간색인가.’

1000억원 규모의 카레시장을 놓고 CJ제일제당과 오뚜기의 라이벌 전쟁이 한창이다.CJ제일제당은 최근 ‘인델리 커리’ 새 TV 광고에서 오뚜기의 노란색 카레를 빗대 ‘노란 카레는 지겹다’고 말하며 노란색 오뚜기 카레와 빨강색 인델리 커리의 대립날을 세우고 있다.오뚜기는 인델리 신규광고와 발맞춰 자사의 고급형 카레인 ‘백세카레 과립형’의 신규 광고를 내보내며 맞불 작전을 펴고 있다.

탤런트 최강희를 캐스팅한 CJ제일제당의 ‘인델리 커리’ 광고는 노란색 이미지인 오뚜기 카레에 대해 직접적으로 ‘지겹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20년 전에도,10년 전에도,어제도 노란 카레 하늘도 노랗다’라는 멘트가 나오며 오뚜기의 노란 카레를 식상하다고 공격한다.카레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인 오뚜기에 대한 차별화 전략으로 제품 패키지 등에서 빨간색을 채택한 인델리 커리의 컬러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다.

한편 오뚜기도 최근 이에 맞서 신제품 ‘백세카레 과립형’ 광고를 방영하고 있다.‘카레는 노랄수록 좋은 거 아시죠?’라는 멘트로 시작하는 이 광고는 물에 잘 녹는 과립형 백세카레의 장점을 소개하고 있다.백세카레는 오뚜기 카레제품 중 고급카레 라인이다.오뚜기는 특히 빨강색을 앞세운 인델리를 의식해 이번 광고에서도 ‘카레는 노랄수록 좋다’는 것을 강조해 CJ제일제당이 시작한 ‘색깔 전쟁’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카레시장을 두고 양사의 ‘색깔 전쟁’은 지난해 5월 CJ제일제당이 ‘인델리’라는 브랜드네임으로 액상형 카레를 출시하면서 시작됐다.후발주자인 CJ제일제당은 빨간색 이미지를 강조해 오뚜기와 차별화 했고 매운 맛의 정도에 따라 제품이 나뉘어지는 오뚜기와 달리 ‘파니르’(고소한 맛),‘알루고비’(깔끔한 맛),‘마크니’(달콤한 맛),‘데미’(진하고 풍부한 맛),‘빈달루’(매콤한 맛) 등 주재료에 따라 달라지는 메뉴를 내놨다.‘인델리 커리’는 출시 6개월 만에 액상형 레토르트 시장에서 점유율 20%를 기록했다.1996년 ‘델가’라는 브랜드로 레토르트 카레시장에 뛰어들었다 철수한 롯데삼강과 지난해 레토르트 카레시장 철수를 선언한 대상의 사례에서 보여지듯이 국내 카레시장에서 오뚜기의 시장 지배력이 워낙 압도적이다 보니 ‘인델리 커리’의 선전은 의외의 결과로 평가 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인델리 커리’ 신제품 7종을 대거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카레시장에 도전했다.지난해 5월 기존 카레제품과 차별화한 인도풍 정통 커리 신제품인 ‘인델리 커리’ 액상형 레토르트 4종을 출시했고,이번에 분말형 5종과 신규 액상형 2종을 추가 출시하며 커리제품 라인업을 11종으로 대폭 확대했다.박상면 CJ제일제당 마케팅부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카레시장의 판도를 기존 노란색 카레 일색에서 정통 인도 커리 위주로 바꾸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과 영업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며 “올해 매출액 300억원,시장점유율 3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