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 인터넷판이 ‘경제위기의 타격을 가장 심하게 입은 나라’ 10개국을 선정해 9일 발표했다.

포천은 올해 성장률,물가상승률,구매력평가(PPP) 예상치를 토대로 나라별 ‘고통지수(misery index)’를 계산한 결과 라트비아가 가장 심한 경제적 타격을 입은 국가라고 밝혔다.에스토니아(3위),아이슬란드(4위),아일랜드(5위),베네수엘라(6위),싱가포르(7위) 등이 순위에 들었다.

라트비아는 올해 성장률이 -17.8%, 물가상승률이 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라트비아는 지난 2004년 유럽연합(EU) 가입 이후 스웨덴 등 유럽 자금이 급속히 유입되면서 발생한 자산거품이 금융위기 이후 꺼져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다.에스토니아(3위),리투아니아(8위) 등 다른 ‘발트 3국’도 같은 이유로 경제 위기 상황에 놓였다고 포천은 덧붙였다.

아이슬란드와 아일랜드도 지난해 부동산 거품이 터지면서 경제성장률이 -10% 이하로 떨어졌다.포천은 경제성장률이 -10%포인트를 넘어서면 대개 ‘공황(depression)’으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아시아 금융·무역 허브였던 싱가포르는 이번 경제위기로 국제 금융거래와 무역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올해 -9.6%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인도양의 관광지 세이셸(2위)과 남미 베네수엘라는 심각한 인플레이션 때문에 큰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 선정 이유가 됐다.정부가 통화를 남발한 탓이다.베네수엘라는 석유 수출에서 벌어들인 ‘오일 머니’를 모두 국내에 푼 포퓰리즘 정책이 연 36.8% 수준의 인플레를 야기했다고 포천은 지적했다.

한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포브스 기고문에서 발트 3국 등 중동부 유럽의 자산 거품 붕괴가 이들 지역에 대규모 자금을 대부한 서유럽 은행들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