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곤 프로젝트' 참가업체 내달 선정될 듯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빅3(쓰리)'가 호주의 '고르곤'(Gorgon)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고르곤 프로젝트는 총 320억 달러 규모의 호주 북서해안 가스전 개발 사업으로, 이 중 20억 달러 규모인 LNG(액화천연가스) 플랜트 모듈 분야 입찰에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나란히 참여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입찰참가 신청이 마감된 고르곤 프로젝트의 LNG 플랜트 모듈 분야의 최종 계약자 선정이 내달 말께 이뤄질 예정이어서 해당 업체 간에는 막바지 수주전이 한창이다.

입찰 참여업체는 한국 3개사 외에 인도네시아의 맥더못을 포함해 총 4개사.
올해 들어 최악의 수주실적을 기록한 우리 업체들은 대규모 해외 건설 프로젝트를 따내 그간의 부진을 만회하고, 조선업계의 유망 분야로 떠오른 해양플랜트 공사를 선점하기 위해 고르곤 프로젝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 단 한 척의 선박도 수주하지 못한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전용 도크인 H도크를 최근 완공하고 세계 최대인 1천600t 규모의 크레인 2기로 대형 모듈을 생산할 수 있는 점을 내세워 총력전을 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발주사인 셰브론 컨소시엄으로부터 '빅3' 중 가장 많은 8건의 초대형 해양사업을 수주했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보이며 이번 사업을 따내기 위해 호주 서부 도시인 퍼스에 지사까지 설치했다.

삼성중공업은 2000년 이후 LNG 선박 수주 실적이 가장 많고 현재도 24척의 LNG선을 건조하는 등 이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프로젝트는 모듈 형태로 납품하면 현지에서 조립해 건설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입찰 참가업체 중 2∼3곳에 물량이 배분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계의 사업 영역이 상선에서 해양플랜트나 육상플랜트 쪽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해양플랜트 분야는 우리 업체들이 기술력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fai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