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취임 이후 두 번째로 TV 방송에 출연한다. 중앙은행장이 TV에 나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무슨 이유가 있는 것일까.

버냉키 의장은 오는 26일 미주리주 캔자스FRB에서 미 PBS방송의 '뉴스아워' 프로그램을 위해 한 시간 분량의 녹화를 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방청객들과 온라인을 통한 국민들의 질문에 버냉키 의장이 답변하는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된다. 녹화분은 27일부터 29일까지 3부로 나뉘어 방영된다.

지난 3월 CBS방송의 '60분'에 첫 출연한 경험이 있는 버냉키 의장은 이번 프로그램을 FRB의 금융위기 대응 실적과 향후 추가 정책 등을 적극 홍보하는 계기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내년 1월 임기가 만료되는 그의 연임 문제를 놓고 고민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판단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백악관은 그의 연임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은 버냉키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연임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껴왔다. 월가는 버냉키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46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3명이 그의 연임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데이비드 위섬은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며 그의 연임을 지지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