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정비 고객 절반으로 줄어

8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공장 인근 A자동차검사소.
13개의 리프트를 갖추고 쌍용자동차만 전문적으로 수리하는 이 검사소는 4∼5개월 전까지만 해도 고장 수리를 위한 차들로 꽉차 있었지만 수리중인 차량은 대여섯대에 불과했다.

수리중인 차들은 대부분 소모품을 교환하거나 간단한 수리를 위한 것들로 교통사고 등 크게 파손된 차는 아예 눈에 띄지 않았다.

쌍용차 평택공장 점거농성이 9일로 50일째 이어지면서 평택공장에서 직접 생산하는 차체 등 20%가량의 부품 생산이 중단되는 등 부품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전국 쌍용차 정비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쌍용차 정비업체들은 대부분 차량 수리를 요구해도 부품이 없으면 기약없는 예약만 받고 돌려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A자동차검사소는 수리 예약만 한 쌍용차가 20여대에 달하고 있다.

이 중에는 두 달이 넘은 것들도 상당수 있지만 부품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 만큼 어려워 손도 못 쓰고 있다.

수리를 신청해도 고치지 못하거나 오랜 기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입고량도 줄어 쌍용차가 정상적으로 가동될 때 하루 40∼50대 들어왔으나 요즘은 절반도 안되는 20대 안팎에 불과하다.

이 업체 공장장 최모(38) 씨는 "일일이 전화를 해서 이곳저곳 수소문한 끝에 손해를 감수하면서 지방까지 직접 내려가 부품을 사오기도 하는데 이도 쉬운 것은 아니다"며 "평택은 그나마 공장과 가까워 조금 나은 편이지만 지방은 훨씬 심각하다"고 말했다.

최 씨는 "연식이 오래된 차들은 교통사고라도 나면 보험사들이 알아서 폐차를 유도할 정도"라며 "하루빨리 공장이 정상화돼 생산라인이 돌아가길 바랄 뿐이다"고 덧붙였다.

B자동차검사소도 사정은 비슷해 고장차가 들어와도 30∼40%는 손을 못댄 채 돌려보내고 있다.

돈이 있어도 자재를 못 구하다보니 업체끼리 없는 부품을 서로 교환해 조달하기도 하지만 서로 사정을 잘 아는 터라 이도 쉽지 않다.

일반 자동차공업사나 카센터 등 쌍용차를 전문적으로 취급하지 않는 정비업체는 부품이 조달이 더욱 어려워 아예 쌍용차 손님을 받지 않기도 한다.

한 카센터 직원 김모(33) 씨는 "간단하게 손을 볼 수 있는 고장은 수리가 가능하지만 사고로 인한 문짝 파손 등 큰 고장은 부품을 조달할 수 없어 돌려보내야 한다"며 "아예 쌍용차가 들어오면 보지도 않고 돌려보내는 곳도 꽤 많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쌍용차를 타는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A자동차 검사소를 찾은 한모(57) 씨는 "차를 봐줄 수 있다고 해 다행"이라며 "자칫 큰 사고라도 날까 불안하고 괜히 쌍용차를 샀다는 생각뿐이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평택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wy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