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속에 실직사태 등으로 미국의 소비자들의 가계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신용카드 빚이나 가계대출을 제때 갚지 못하는데 따른 연체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7일 미국은행가협회(ABA)에 따르면 올해 1.4분기에 신용카드 연체율은 6.6%를 기록해 작년 4분기의 5.52%보다 크게 높아지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모기지 외에 주택을 담보로 받은 가계 대출(홈 에쿼티 론) 연체율도 4분기의 3.03%에서 3.52%로 높아졌다.

자동차대출 등 8개 대출분야를 합친 소비자대출 연체율은 4분기의 3.22%에서 1분기에는 3.23%로 높아져 역시 최고치를 기록며 4분기째 상승했다.

ABA는 대출 원리금 상환이 30일 이상 늦은 경우를 연체율로 잡고 있으나, 소비자대출 연체율을 산출할 때는 다른 분야보다 연체율이 높은 신용카드를 포함시키지 않기 때문에 실제 소비자들이 제때 돈을 못갚는 비율은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연체율이 높아지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실직사태로 분석된다.

실직으로 가계 사정이 어려워지고 수입이 줄면서 대출금을 갚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신용카드의 경우 돈이 없는 소비자가 당장 쓸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수단이어서 일단 쓰고 본 뒤에 돈을 갚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앞날도 밝지 않다.

지난달 9.5%를 기록한 미국의 실업률은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여 그만큼 가계 사정이 어려워지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이 같은 연체율 상승은 미국의 은행과 신용카드사들의 경영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