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변질됐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불량 고추장’을 항공사 및 일반 매장에 납품한 농협 직원이 적발돼 경찰에 구속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변질 및 유통기한 경과로 반품된 고추장과 된장,고춧가루를 재활용해 새 제품을 만들어 농협 매장과 항공사에 납품한 혐의로 충북 소재 ‘남제천농협 청풍명월고추장공장’ 제조책임자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불법 유통된 ‘재활용’ 고추장 등 장류의 규모는 총 17만2889㎏으로 19억7800만원어치에 달한다.볶음고추장 170만개는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국내 한 항공사의 기내식으로 납품됐으며 생고추장,된장,고춧가루는 농협 하나로마트 등 농협매장에서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됐다.문제가 된 제품은 남제천농협이 제조한 ‘쇠고기볶음고추장’(15g·30g·120g·500g·1㎏),‘쇠고기볶음고추장’(컵·15g),‘생고추장’(120g·500g·1㎏,10㎏),‘재래된장’(450㎏),‘고춧가루’(1㎏·3㎏·10㎏) 등이다.

쇠고기를 원료로 사용한 쇠고기볶음고추장은 변질되기 쉬워 철저한 소독과 살균을 거쳐야 하지만 이 업체는 반품 고추장을 소독·살균 처리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유통기한이 경과하거나 변질된 고추장은 식중독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김영균 위해사범중앙수사단 단장은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 반품 제품을 소독이나 살균도 하지 않은 채 재사용했다”며 “죄질이 불량하고 국민 건강에 위해를 줄 수 있는 만큼 구속 수사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남제천농협 제품은 어제(2일)부터 납품을 중단했으며 현재 매장에서 해당 제품을 철수시키는 중”이라며 “자체적으로 진상조사를 벌인 후 남제천농협에 대한 최종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불량 볶음고추장을 납품받아온 항공사 관계자도 “소식을 듣고 해당 제품 공급을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