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들어 기업과 가계 대출 연체가 급속히 늘고 있으며 부실채권이 증가하고 있다.

29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 예금은행의 대출금 누적 증가액이 23조4000억원에 달했다.

3월말 기준으로 산업대출금 잔액은 작년 말보다 14조원 가량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이 증가세를 주도하면서 519조8000억원으로 매월 약 2조원씩 3개월째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생활비가 아니라 주택구입을 목적으로 한 대출 비중은 1월 46%에서 5월 55%로 커졌다.

이런 가운데 작년 1~5월 0.9~1.0%대이던 은행들의 연체율은 올해 1~5월 1.4~1.6%대로 올랐다.
1월 1.50%, 2월 1.67%로 상승하던 연체율은 부실자산 대손상각과 매각이 이뤄지는 3월 1.45%로 낮아졌다가 4월 1.58%, 5월 1.60%로 상승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중소기업이 1월 2.37%에서 5월 2.57%로 상승했으며 대기업은 같은 기간 0.59%에서 0.85%로 상승했다.
가계대출은 올해 1월 0.82%까지 높아졌던 연체율이 3월 들어 0.73%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반등, 지난달 0.78%를 기록했다.

할부금융사 연체율은 작년 9월 말 2.16%에서 올해 3월 말 3.78%로 높아졌다. 신용카드 연체율은 같은 기간 3.28%에서 3.59%로 상승했다.

부실채권도 늘었다. 올해 3월 말 은행권 부실채권 비율(고정이하 여신비율)은 1.47%로 2005년 6월(1.65%) 이후 약 4년 만에 최고치였다.

1년 사이에 손실로 잡아야 할 채권은 1조8600억원에서 3조7400억원으로, 회수가 의문시되는 채권은 1조7600억원에서 4조5900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중소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연체율과 부실채권비율이 올라갈 수 있다"며 "고용과 소득이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금리가 상승하면 가계대출도 위험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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