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로 칠레 자동차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기아차 역시 칠레에서 월간 시장점유율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현대차는 지난 1976년 칠레시장에 진출한지 33년 만에 월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 5월 칠레시장에서 총 2264대(시장점유율 17.8%)를 판매하며 1995대(시장점유율 15.7%)를 판매한 제너럴모터스(GM)를 누르고 1위에 등극했다.

이같은 현대차의 약진은 지난 2004년 한국과 칠레간 FTA 체결에 따른 무관세 혜택이 주효했다는게 업계 평가다.

2003년 현대차의 연간 판매대수는 1만984대였지만 FTA 발효 후인 2004년에는 1만2054대, 2005년과 2006년에는 각각 1만9361대, 1만9861대를 판매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2008년에는 2만8806대를 팔아 FTA 체결 전인 2003년에 비해 약 162% 증가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칠레의 전체 자동차 수요는 올해 5월까지 5만3852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49.5% 감소했다. 이 같은 시장 상황의 악화에도 현대차는 올 초부터 5월까지 총 7376대를 판매해 누적 점유율 13.7%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연간 시장점유율인 12.0% 보다 1.7%p 증가한 것이다.

기아차도 칠레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시장점유율 6위에 그쳤던 기아차는 지난 5월 1283대를 판매해 점유율 10.1%를 기록, 닛산(8.4%)과 도요타(7.1%)를 누르고 GM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5월까지 누적 판매대수도 5024대를 기록해 시장점유율 순위 3위를 지켰다. 올 봄에는 포르테와 쏘울을 칠레시장에 선보이며 적극적인 판촉활동에 나서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FTA 효과 외에도 현지 사정에 맞춘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이 점유율 상승을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지난 1월 미국에서 실시한 '실직자 보장프로그램'을 4월부터 칠레시장에 선보였다. 이 프로그램은 차를 새로 구입한 고객이 직장을 구하는 3개월 동안 판매사가 자동차 할부금을 대신 내준다. 또 1년내 중고차 평가액이 남은 할부금액에 못 미치더라도 고객이 원하면 판매사가 다시 중고차를 되사주는 프로그램이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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