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25일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오랜 기간 취업 준비 상태에 머물고 있는 '청년 니트(NEET)족'의 숫자가 청년 실업자(32만8000명)의 3배가 넘는 113만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니트는 'Not in Education,Employment or Training'의 줄임말로 1999년 영국에서 처음 나온 개념이다. 전경련 보고서는 '한국형 청년 니트족'을 '괜찮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장기간 취업 준비 상태에 머물면서 일을 하지 않고 적극적인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15~29세의 청년 구직자로 정의하고 있다.

전경련은 한국의 청년실업 문제가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 비해 훨씬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기준 한국의 청년 실업률(15~29세 기준)은 7.6%로 9%대인 OECD 국가 평균보다 낮았지만 전체 청년 인구 대비 고용 인원의 비율을 보여 주는 청년 고용률은 OECD 평균인 54%대를 10%포인트 이상 밑도는 40% 안팎에 불과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청년 실업률과 청년 고용률의 괴리가 큰 이유는 니트족의 숫자가 그만큼 많기 때문"이라며 "니트족을 사실상의 실업자로 보고 노동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노동시장 인력수급 불일치 현상을 니트족이 늘어난 원인으로 지목했다. 지난해 20~29세 청년 기준 대졸 이상의 비중은 73.3%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이 선호하는 대기업 일자리는 최근 10년 동안 106만개가 줄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대우 차이가 큰 것도 니트족이 많아진 이유 중 하나다. 비정규직으로 취업할 경우 보수가 적고 장래가 불투명하다고 판단한 구직자들이 정규직이 못 될 바에는 차라리 집에서 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게 전경련 측 설명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낮은 노동시장 유연성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청년 니트족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고용 정책을 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