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바이오벤처 기업이 부작용 걱정 없이 비만을 치료할 수 있는 미생물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했다.

전북 전주과학산업단지에 있는 지니스생명공학(대표 김현진)은 먹는 미생물소재 비만치료물질 'JBD301'을 개발,최근 국내 및 국제특허(PCT)를 출원했다고 24일 밝혔다. JBD301은 자연 상태에 존재하는 특정 미생물을 분리 배양해 체내 지방흡수를 줄여주도록 만든 물질이다. 특정 미생물 자체를 건조,분말화해 먹는 비만치료 신약후보물질로 개발한 것은 국내외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회사는 앞서 국제특허를 따낸 미생물 고속 분리 및 배양기술을 활용해 수십억종의 유용 미생물 균주 가운데 지방산의 장내 흡수를 가장 잘 방해하는 균을 선택적으로 골라낸 뒤,이 균중에서도 유전적으로 가장 강력한 지방산 흡수 방해 능력을 가진 개체만을 다시 찾아내 집중 배양하는 기법으로 JBD301을 제조했다. 김현진 대표는 "장내에 들어간 미생물이 증식하면서 지방산의 성질에 변화를 줌으로써 지방의 미끄러운 특성을 없애고 흡수를 막아주는 것이 기본 원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분말화한 JBD301을 사료와 함께 동물에 투입하는 22주간의 전임상 시험 결과 JBD301을 투여한 동물그룹의 체내 지방생성량이 투여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최대 50%가량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비만환자의 경우 평소의 식습관을 유지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지방 섭취를 막아줘 비만 예방 및 치료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중추신경계를 자극하지 않는 천연미생물제제인 만큼 기존 비만치료제의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가 없고,자체 임상시험 결과 미끄러운 지방변 배출 등의 문제점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회사는 강조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고 판매되고 있는 비만치료제는 인체에 작용하는 원리에 따라 식욕억제제와 지방흡수저해제 등 두 가지로 크게 분류된다. 식욕억제제 계열은 중추신경계를 자극함으로써 우울증 등의 부작용이,지방흡수저해제는 지방이 섞인 미끄러운 변이 시도때도 없이 배출되는 등 생활의 불편함이 부작용으로 보고돼왔다.

김 대표는 2001년부터 8년간 70억원 이상을 투입해 최근 미생물 추출 및 배양,건조분말화 양산공법까지 완성했다. 김 대표는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는 대형 파트너사와 제휴를 통해 상품화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현재 세계 5대 제약사 2곳을 포함한 7개 다국적 제약사와 기술이전 조건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니스는 신약개발 연구로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에서 박사(분자약리학)학위를 받은 김 대표가 2000년 창업한 바이오의약품 및 소재개발 전문 벤처기업이다. 저콜레스테롤 함유 계란인 '저콜란'을 상품화하는 데 성공하고 항암 · 항진균 미생물 분리 배양 기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돼 지난해 연매출 5억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대형 바이오 회사인 TWG로부터 1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