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파동 이후 백화점 업계에서는 가장 먼저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재개했던 신세계백화점이 두 달여 만에 판매를 중단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죽전점이 지난 12일 미국산 쇠고기 진열대를 폐쇄한 데 이어 마산점도 이르면 이번주에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중단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미국산 쇠고기가 백화점에서 퇴출되는 것은 값이 비쌌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소비자들이 '광우병 괴담' 등으로 미국산 쇠고기를 외면하면서 판매 부진으로 이어진 탓으로 전해졌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4월 3일 정기 봄세일과 함께 죽전점과 마산점 등 2곳에서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재개했었다. 광우병 파동으로 2003년 12월 판매를 중단한 지 5년 4개월 만의 일이었다.

신세계 측은 "2개월 이상 판매해본 결과 하루 평균 미국산 쇠고기를 찾는 고객이 점포당 10명도 안됐다"며 "매출이 오르지 않으니 백화점 식품관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는 업체도 자연스럽게 판매를 중단하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두 점포에서 한우 및 호주산과 함께 판매된 미국산 쇠고기 판매 비중은 4월 1.1%에 그쳤고, 5월엔 0.9%로 낮아졌다. 6월 들어서는 11일까지 0.4%를 기록했다. 두 달간 매출은 고작 800만원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호주산 쇠고기는 올 1월부터 6월까지 줄곧 10~12%의 비중을 보이며, 비교적 안정적인 판매실적을 보여왔다.판매된 쇠고기의 90%안팎이 한우였다.

현대백화점도 4월 4일부터 천호점 등 6개 점포에서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재개했지만, 신세계백화점과 마찬가지로 극심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백화점은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중단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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