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가장 빨리 회복‥내년 2% 성장"
세계은행은 올 하반기부터 한국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22일 전망했다. 세계 경제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특히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 경제가 조기에 회복되면서 한국 경제도 살아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은행은 그러나 세계적으로 실물 경제의 회복세는 미약하다며 각국의 경기부양책과 국제 공조가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경제 가장 빨리 회복"

세계은행이 한국 경제의 조기 회복을 점친 가장 큰 근거는 세계 경제의 회복세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상 세계 경제가 회복될 경우 보다 빠른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저스틴 린 세계은행 부총재는 "세계 경제가 올해 -2.9%의 성장률을 기록한 뒤 2010년 2.0%,2011년 3.2%로 회복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올해 -3~-3.5%에서 내년 2.0%로 올라선 뒤 2011년에는 4~5%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린 부총재는 특히 중국 경제의 전망을 밝게 보면서 이에 힘입어 한국 경제도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의 40%,수입의 20%가 중국을 상대로 이루어지는 한국 경제의 특성상 중국 경제의 회복세에 따라 한국 경제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중국 정부가 매우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실행하면서 투자가 늘어나고 있고 소비도 회복되고 있다"며 "올해 중국 경제는 7.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 경제가 살아나면서 한국의 산업 생산과 수출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린 부총재는 한국 정부의 위기 대응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글로벌 실물경제 회복 아직 미약

"한국 경제 가장 빨리 회복‥내년 2% 성장"
세계은행은 그러나 세계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 기조에 접어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각국 주가가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은 완화됐지만 실물 경제의 회복 신호는 아직 미약하다는 것이다.

이날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9%로 예상했다. 작년 12월의 전망치는 0.9%,지난 3월 전망치는 -1.75%였다. 린 부총재는 "세계 경제는 1929년 대공황 이래 가장 심각한 경기 침체를 맞이했다"며 "금융쪽에서 희망의 단서가 보이기 시작했지만 지속 가능한 회복을 위해 기초를 다지고 소비와 투자를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금융위기로 인해 개발도상국에 대한 투자가 크게 줄어든 것을 대표적 사례로 제시했다. 개도국에 유입된 순민간자본은 2007년 1조2000억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작년 7700억달러로 급감하더니 올해는 절반 수준인 3630억달러로 하락했다는 것.

이에 따라 개도국의 성장률은 2007년 8.1%,2008년 5.9%의 고성장을 끝내고 올해는 1.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재정 확장정책을 공격적으로 펴고 있는 중국과 인도를 제외할 경우 -1.6%로 예상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